참깨는 참패
2020. 10. 7. 17:08ㆍ농사
좀 게으르게 씨앗 떨구어 모종을 만들고, 그래서 좀 늦게 400여 개의 참깨대를 거두었다.
한 알도 흘리질 않고 말리고 털고 흙모래 빼내고 잘고 빈 참깨알을 가리고 보니 남은 참깨알이 한 됫박도 못된다.
작년에 3킬로 넘게 수확해서 더 심은 참깨모종으로 어림잡아서 4 킬로를 너끈하게 넘겨 수확하겠다는 자신감을 갖고 공들이며 큰소리 쳤지만 이 건 참패다!
긴 장마와 맑은 날이 별로 없었던 올해의 이상기후의 결과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참깨알 거둔 거의 2/3가 덜 자란거 아니면 빈 알이다.
작년수확의 1/3도 못되는 참깨알을 바라보니 영 씁쓸하다.
올해는 아들들에게 고소한 깨볶음도 제대로 나눠주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다가 한창 쟐 열매를 맺는 들깨를 바라본다.
어제 벌써 텃밭에 무서리가 내리고 들깨잎 일부가 변색되기 시작하는 걸로 봐서 들깨도 거둬야 할 때가 되었는데 ...
태풍지나가고 지금까지 맑은 날이 많았기에 들깨알이 제대로 들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