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17. 21:09ㆍ농막
농막을 이전하는 바람에 예전에 농막에 붙어있던 헛간을 쓸 수가 없다.
예전의 농막은 주물인 농막이 옮겨가자 추한 몰골로 텃밭 한편을 모양 없이 만들어 놓고 있다.
봄철에 한창 바쁘게 농사일을 하는 것이 아니고 비닐하우스 비닐을 다시 씌우고, 헛간을 만드느라고 잡일과 목수 일을 힘들여 하느라 손가락 마디가 쑤시고 아플 정도이다.
농막에 붙어 효용성을 살릴 헛간을 아무렇게나 만들 수 없어 나름대로 모양과 크기를 구상하고 그려가면서 일을 시작하였으나, 앵글을 조립하는 단계부터 고생을 하였다.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돌멩이가 많이 박혀있고 농막 서쪽의 좁은 공간에 꽉 차게 붙이느라 수평과 수직을 맞추는 일부터 애를 먹고, 혼자 작업하느라 몸이 고달프게 움직여도 일의 진전이 별로다.
보관하였던 8자 길이 철제앵글 40개를 최대한으로 이용하면서 목재를 최소화하면서 비용을 아끼느라 가로 1미터 60센티, 세로 6미터 80센티, 높이 2미터 40센티의 모양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대강을 만들어 놓고 보니, 헛간치고는 최고급이라 농기구와 허드렛물건등을 놓아두는 헛간과 텃밭에서 만들어지는 수확물을 보관하는 창고와 간이작업장을 구별하여 모양을 내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꾸 헛간을 완성하기까지의 작업량이 자꾸자꾸 늘어났다.
컨테이너농막의 기초를 튼튼하게 만든 것처럼 헛간의 기초도 그와 걸맞게 만드느라 헛간 기둥의 바닥에 돌을 놓고 하루 종일 쇠막대로 다지느라 애를 먹기도 하였다. 바닥을 잘 다져야 침하현상으로 어긋나는 것을 방지하면서 구조물이 튼튼하게 유지되고 나중에 손을 볼일이 없기 때문이다.
헛간 벽체의 외부마감은 보관하고 있던 PVC 골판 슬레이트가 삭지 않고 쓸 만하기에 색은 우중충하지만 그냥 붙여보았다.
혼자서 사다리 타고 곡예를 하면서 작업하느라 간격이 정확하게 맞지를 않고, 빗물이 스며들지 않게 완벽한 방수처리를 못한지라 눈에 거스르는 부분이 많다. 그래도 좀 보완하면 튼튼하고 용도가 많은 헛간이니 텃밭의 농막에 부착된 멋진 종물로서 손색이 없을 듯하다.
기다란 헛간이 진입로에서 바라볼 때에 덩그마니 놓여있는 컨테이너박스로 만든 농막을 외롭지 않게 치장하고, 농막 뒤편의 공간을 아늑하게 만들어주며, 나의 텃밭생활을 아주 편하게 만들어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볼수록 만족스런 웃음을 짓게 만든다.
앞으로 며칠은 문짝을 만들어 붙이고, 내부를 용도에 맞추어 치장하느라 또 바쁘게 일하여야한다.
엉터리 아마농군은 농사보다도 놀이터 텃밭을 꾸미는 목수일과 땅 고르는 잡일로 올해도 또 농사를 한쪽 구석빼기로 밀어내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집에서 먹을 고추와 고구마는 좀 심어야 할 텐데.........
짬을 좀 내서 쇠스랑과 삽질을 좀 해봐야겠다.
* 올해 매실을 좀 따려나? 겨울 끝무렵에 매실나무 25그루를 전지작업하여 2미터가 넘는 부분을 싹뚝 잘랐는 데 매실이 많이 달릴 지 모르겠다.
* 소나무 그늘 아래 10평 연못도 모양을 내달라고 아우성이다. 내 땀을 요구하는 녀석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