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의 호박

2009. 9. 2. 17:52농막

 농막 앞쪽 차광막은 호박덩굴이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올 봄에 수세미를 심어 수세미가 주렁주렁 열리게 하려했으나 수세미의 싹이 트질 않는 바람에 호박으로 대신하였다.

관상용 호박들이 잡종이 되는 바람에 단호박과 마디호박을 심어 그 줄기를 올렸더니 여름 한철 멋진 시원함을 선사하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호박이 주렁주렁 달리니 호박이 덩굴째 굴러들어온 격이다.

 


 그런데 사실은 그 호박들 반이 넘게 버리고 있다.

애호박은 수확시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여 많이 따지를 못하고, 단호박은 과실파리가 알을 낳아 자라다가 떨어지고 곪아버리니 소출이 형편없다.

그래도 한낮의 더위를 피하여 농막에 누워있으면 창문에 비추인 푸름이 더위를 물리게 하고 눈까지 시원하게 하여준다.

둥그런 단호박이 달려있는 것만 보아도, 애호박이 앙증맞게 커가는 모양만 보아도 좋으니 잘 익은 단호박과 알맞은 크기의 애호박까지 한 소쿠리 따기를 바랄 것까지는 없으리라.


 여러 가지 색깔과 모양을 가진 관상용호박을 굳이 차광망에 올릴 필요도 없고, 수세미가 꼭 올라갈 이유도 없다.

노란 호박꽃과 널찍한 호박잎이 주는 시원함과 투박한 멋은 그 나름대로 한여름 농막의 맛을 느끼게 한다.

텃밭에 있는 호박잎을 따러가지 않고 손쉽게 호박잎을 따서 밥솥에 쪄내어 된장과 즐기니 그 또한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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