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1. 3. 00:58ㆍ마음, 그리고 생각
뻐근한 어깨,허리,목,다리를 이리 저리 돌리며 풀어준다. 금새 온 몸이 상쾌하고 뿌듯해진다.
분명 노동과 운동은 틀리다.
그런데 즐겁게 하는 노동은 아마도 운동과 같은가 보다.
저녁식사 반주 두잔에 눈꺼플이 무거워진다.
그래도 너무이르다 싶어 전우익선생의 글을 무릎위에 펼쳤다.이따금 다시다시보는 책이다.
아차 싶어 텃밭가꾸기책을 꺼내든다.
심을 것은 많고,다듬어지지 않은 밭의 돌 고르기는 힘들고,농사기술은 초급이고................
적막강산이다.
아랫 집 누렁이 짖는 소리에 어둠이 깔린 창박을 습관적으로 내어다 본다. 누가 올리 없다.
두견새 우는 소리에 잠시 옛날을 돌아보니 고개가 자꾸 끄덕여 진다.
온실같은 직장에서 거의 내 주관대로 일하며 살았던 지난 날들이 스쳐간다.
아무리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앞을 보며 살겠다고 큰소리 쳐댔지만 나도 나이 먹어 가는 사람이라 어쩔 수 없나보다.
봉급쟁이 은퇴후의 나로서는 지금 한창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바쁘게 움직여야 할 텐데,,,,,
뭐? 손바닥에 옹이가 박히고 산속에 쳐박혀 말벌에 쏘이기나 한다고?
그래, 임마! 너는 뭐 한답시고 그 많은 퇴직금 다 까먹고 밥이나 얻어 먹으러 다니냐?
과거의 둘레 사람들의 얼굴들이 스치며 지나간다.
컨박스 옆 개울 물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머리가 벼개를 찾았다.
왜 이리 조용한가 하며 눈이 떠진다.
분명 졸졸거리는 개울물 소리에 잠이 깼다. 잠시 나가본다.
서늘한 밤 공기 맛이 배꼽까지 내려간다.
반짝이는 별들이 밤 하늘을 점령해 버렸다.
두손을 높게 처들어 휘익 휘둘러 본다.
별들이 무리지어 송사리 떼같이 휘돌아 도망을 친다.
한기를 느끼고 들어와 면도용 손바닥 거울을 본다.
분명 나 임에 틀림이 없다.
내가 몇년 전에는 이렇게 빨리 산속마을에 들어 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 데.....
하여간 나는 나고,
그런데, 내 얼굴은 내가 보기에는 그저 평안한데? 그리고 나 맞잖아?????
나무침상 위에서 이리저리 뒤척여 본다.
집에서는 마누라가 얄미워죽겟다고 할 정도로 누운 뒤 1~2분내에 잠들던 내가 컨박스안에서는 5분내에는 쉽사리 잠들지 못한다.
그래도 잠 하나는 어떠한 상황하에서 든지 기가 막히게 자는 게 내 주특기인데....
개울 물 소리가 차츰 희미하게 들려오며 저 멀리 사라져간다.
아침엔 뭔 일,,,을 ,,,,하,,,,,지? ........................................ZZZZZZZZZZZZZZZZZZ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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