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캐는 날

2007. 10. 10. 16:01농사

 

 올해는 고구마 수확을 흡족하게 하였다.

이번에는 내년 봄까지 맛난 고구마를 먹기 위하여 텃밭의 농막과 아파트 광에 아이스박스와 스티로폼상자를 준비하여 충분히 저장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내년에 고구마모종을 사지 않고 스스로 모종을 내어 자급을 할 생각을 해보지만 아직은 자신이 없다. 그래도 시도는 해보려고 한다.

부지런해야 하고 비닐하우스 안에서 모종관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제대로 당해낼지 모르겠다.

 올 봄에 호박고구마 200주, 밤고구마 100주를 심었었다. 

부실한 호박고구마모종을 급히 심는 바람에 반이 죽었고, 밤고구마는 상태가 좋아 튼실하게 자랐다.

뿌리가 내리고 줄기가 뻗으니 한동안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졌었고, 장마와 더불어 잡초가 뒤덮여 그 간 세 차례나 잡초를 뽑고 베어낸 이 후로는 고구마 캘 날만 기다렸었다.

* 잡초에 묻혔던 지난 7월 중순

 * 잡초를 베어낸 후

 * 지난 7월 중순의 한심한 호박고구마 이랑

 

 아내는 고구마 캐내는 것보다는 고구마 줄기를 다듬어내느라고 정신이 없다.

 

* 종일 다듬어 온 고구마 줄기로 다음 날  아내는 삶느라고 몇 시간 중노동

 

나중에 가서야 고구마 캐는 재미를 보고자 했지만 호미로 자꾸 고구마를 베고 찍어내는 바람에 다시금 고구마 줄기를 다듬는다.

 

 

 

 땅콩 잎도 떨어지니 땅콩 캐는 일도 바쁘다.

작년에 수확한 땅콩으로 올해 파종을 하였는데 작년과 마찬가지로 결과가 좋았다.

땅콩 또한 잡초 태운 재를 뿌린 것 이외에는 거름을 준 일이 없는데 만족할만한 소출이다.

고구마와 땅콩은 일체의 화학비료와 농약을 만지지 않고 농사짓기 쉬운 작물인 듯하다. 아마도 게으른 취미농군이 놀아가면서 농사하기에 딱 맞는 농작물일 것이다.

* 내년에 심을 씨앗으로 바구니에 모셔놓고

 

 흑임자는 지난번에 거두어 농막 안에 세워두었는데, 제대로 마르지를 않아 한 나절 볕에 말려 깔판을 깔고 위를 덮어 막대기로 두들겨 패고 뒤집고 하여 먼지를 뒤집어쓰고는 혼이나서 깍지와 털어진 깨를 봉지에 함께 처박아 놓았다. 깨 농사 쉽고 재미난 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거두고 마무리하는 과정이 무식한 탓도 있겠지만 날을 잘 잡아야 하고 손이 많이 가는 등 꽤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는가 보다. 깨 값이 비싼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하늘이 높다.

파아란 하늘이 무덥고 장마가 지루했던 여름을 날려버렸다.

농막의 이브자리도 오랜만에 태양의 눈부신 달콤함을 한껏 받아들인다.

 


'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접받는 텃밭 배추  (0) 2007.11.06
텃밭 풍경  (0) 2007.10.22
가을의 텃밭풍경  (0) 2007.10.01
벼락치는 텃밭  (0) 2007.08.05
돌밭 농사가 힘들어서  (0) 2007.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