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30. 11:48ㆍ농사
취미농군이 농사를 하는 건 정말로 힘든 일이다.
텃밭을 욕심내어 천여 평이 넘게 잡아 농작물을 욕심내어 심으니 얻는 건 별로 없고 고생만 한다. 게다가 지식과 경험도 별로 없이 유기농이니 자연농이니 하며 제멋대로 엉터리 농사를 해대니 매년 추석 때가 되면 제사상에 올릴 마땅한 것 한 가지도 없어 아내의 눈치만 슬금슬금 보게 된다.
텃밭에 묻혀있는 바윗돌을 캐어내고 대강 석발작업을 하여놓은 뒤에도 밥 그릇만한 돌멩이가 잔뜩 묻혀있고 이랑을 만들 때마다 어른 팔뚝만한 긴 돌이 수시로 나온다.
인근 촌로들에게 부탁드려 밭을 갈아달라고 하여도 한결같이 모른 척이다.
경운기의 로타리 날이 상한다하여 밭 좀 갈아달라는 부탁을 거절하니 넓은 텃밭의 굵은 돌을 모조리 골라내기 전에는 쇠스랑과 삽으로 수작업을 하여야한다.
이웃 촌로에게 공짜로 밭을 쓰라고 하면 모를까 나 혼자는 손쉬운 방법이 없다.
올해도 뱃가죽이 등에 붙도록 삽질하고 돌망태에 돌 주워 담아 돌무더기 만들어보았자 겨우 오십여 평정도 텃밭을 늘려 일구었다.
보드라운 흙으로 채워진 텃밭을 늘리는 기쁨은 너무도 많은 땀과 손바닥의 굳은살을 요구하니 마냥 즐거워 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 지난 봄 고구마 이랑 삼십여 평 다듬은 곳
지난 삼월 말에 과일나무 묘목을 백 오십여 그루 사서 텃밭을 채웠다.
홍매 50주, 백매 30주, 왕벗 50주, 살구, 자두, 사과 등을 텃밭 모양에 얼추 맞추어 널찍하게 심고 나니 새로이 다듬어야할 땅이 없어 보인다.
아랫집 논둑 쪽 석축 위로는 개나리묘목을 삼백 여 그루 심어 흙 무너짐을 방지하고 노란 개나리꽃이 멋지게 피도록 하였다.
* 지난 유월 초 매실밭. 예초기 작업 후인데도 묘목은 보이질 않고...쑥과 클로버만 잔뜩
작년보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삽과 쇠스랑을 만지니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스물두 평짜리 비닐하우스 파이프조립을 끝내고 난 후로는 느긋하게 마음이 풀어져 요즈음은 텃밭에 난 무성한 잡초들을 보면서도 마냥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 비닐 옷을 입고 싶은 텃밭의 비닐하우스(6미터 * 12미터 , 높이 5.5미터)
그래도 연못 주변은 여러 가지 꽃들을 연못에 어울리게 심고 잡풀을 제거하면서 다듬는다.
텃밭의 모양이 작년보다는 훨씬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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