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15. 18:15ㆍ삶의 잡동사니
텃밭을 다녀온 지 한 달이 넘고, 코로나사태로 모임을 안 하고 집에서 지내니 갑갑하다.
2년 전에 만든 고추장이 다 떨어져간다는 아내의 말은 나보고 빨리 고추장 담그라는 마님명령이니 따뜻한 삼시세끼를 별 탈 없이 먹으려면 동작 빠르게 고추장 담그기에 돌입을 함이 마땅하다.
작년에 거둔 들깨와 고추장용 고추를 기름집에 가서 기름을 짜고 고춧가루를 냈다.
들깨 거피 1.5킬로와 들기름은 소주병 크기로 8병 얻었고, 고운 고춧가루는 1.5킬로가 나왔다.
들기름과 들깨가루는 집에서 먹을 양만큼 만들었지만, 고추장용 고춧가루는 아무래도 부족하다.
자연재배랍시고 고추농사를 한 것이 마땅한 소출을 얻지 못하니 고추장을 만들기에 모자라는 고춧가루를 1킬로 구입을 했다.
엿기름을 3봉, 우리밀(통밀가루) 2.5Kg, 메주가루 1.5Kg, 고춧가루 2.5Kg, 쌀엿 5Kg, 구운소금 1Kg, 텃밭매실청 2Kg,
25도 소주 1병의 재료로 맘에 드는 고추장을 만들었다.
엿기름물을 15리터 내어 통밀가루를 넣고 골고루 휘저은 다음 가열을 하면서 주걱으로 들통에 누러 붙지 않도록
젓는다.
조청이 되기 전 단계에서 약간 갈색으로 변하고 단맛이 들며 12리터의 양으로 줄어들었을 때에, 쌀엿을 넣은
큰 스텐대야에 부어 주걱으로 휘저어 쌀엿을 고루 녹인다.
뜨거운 것이 식고 난 후에 메주가루와 고춧가루를 넣고 주걱으로 비비고 저으면서 골고루 섞이게 한 다음에 소금,
매실청, 소주 1병을 넣고 고르게 퍼지도록 주걱으로 비비고, 돌리고, 젓는다.
고추장 만드는 방법은 집안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니 어떤 재료와 방법이 더 좋다고 정의를 할 수가 없다.
고추장을 만들어 먹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적절히 만들어 먹는 게 답이다.
그렇지만 전통방식의 고추장 만들기의 기본방식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메주가루를 넣어 발효를 시킨다.
2) 엿기름을 이용하여 곡물을 삭히면서 당화를 시켜 감주를 만드는 방법으로 고추장의 맛을 낸다.
3) 고추장을 만든 후에 어느 정도의 숙성과 발효기간을 거친 후에 장을
완성시킨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고추장은 대부분이 고추장이 아니고 조미양념고춧가루범벅이라고 볼 수 있다.
메주가루가 아예 들어가 있지 않은 것들이 있고, 들어가 있어도 소량이 들어있어 메주를 넣어 발효시킨 고추장과는
근본이 다르다.
그리고 단맛을 내느라고 엿기름을 이용하여 만든 것이 아닌 설탕이나 올리고당을 섞어 만든 것이라 단맛 이외의
전통고추장과 같은 감칠맛이 나질 않는다.
농사를 하는 바에는 이왕이면 장도 만들어 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음식 만들기의 기본이 되는 장을 직접 만들어 스스로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즐긴다면 그 또한 삶에서의 행복함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