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25. 16:05ㆍ삶의 잡동사니
코로나시대라 외출을 하지 않다보니 어쩌다 아파트 뒷산에 두 시간 돌아다니는 일 말고는 집안에서 철봉돌리기와 아령놀이를 하면서 몸이 게을러지는 걸 방지하며 지낸다.
올부터는 자연텃밭에 토종벌을 재래식으로 길러볼까 하며 양봉 책을 읽지만 쉽게 들어오질 않는다.
그래도 양봉의 기초는 다져놔야지만 토봉을 옛날방법으로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책장을 넘겨간다.
세끼를 따뜻한 밥으로 받아먹다보니 아내에게 미안한 감이 들어 뭘 좀 해볼까 궁리를 한다.
며칠 전에 참깨를 한 됫박 볶았는데, 탄내가 날 정도로 많이 볶았다고 한 소리 듣고는 용기에 담아 선반 한쪽 귀퉁이에 올려놓은 것이 보인다.
좀 오래 전에 검정깨 볶아 놓은 것과 합해서 1리터쯤을 담고는 참깨강정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식용유를 칠한 궁중팬에 묽은 조청을 넣고 끓여 거품이 올라올 때에 볶은 참깨를 투하하여 나무주걱으로 골고루 섞이게 저었다.
참깨가 부족한듯하여 검정참깨를 한 공기 더 부어 저었는데 느낌이 좀 뻑뻑하다.
아내가 무관심한 척하다가 내가 쩔쩔매는 모양을 보고는 재빨리 쟁반 두 개에 랩을 깔고는 그 위에 부으라고 한다.
그리고는 주걱으로 평평하게 골고루 편 다음에 바로 톱니 칼로 잘랐다.
일 시작은 혼자 했지만 마무리는 아내가 할 수밖에!
참깨 알들이 바닥에 흩어진 것을 흘겨보고는 웬 참깨 알이 온 집안에 떨어져있냐고 타박이다.
청소기 들고 온 집안을 싹싹 청소하란 말이다.
로봇청소기와 무선청소기가 없으니 무거운 청소기로 하는 청소는 당연히 내가 할 일이지만, 먼지 꽤나 쌓여 청소할 때가 되긴 했지만, 타박 맞고 하는 청소는 즐거울 리가 없다.
그래도 어쩌랴?
요즈음은 삼시세끼에다 간식까지 집에서 마누라가 먹여주니 뭐라 해도 즐거운 척해야지!
콧노래를 부르면서 30여 분간 바닥먼지를 싹싹 빨아들이니 이마에 땀이 흐른다.
운동했다 치고 끝내고 나서 식탁에 올려둔 참깨강정 세 개를 입에 넣고 꼭꼭 씹어본다.
텃밭에서 나온 참깨로 만든 깨강정 맛은 역시 비할 데 없이 고소하고 일품이다!
코로나블루에 갇히면 심신이 피곤해지니 머리와 몸을 언제나 쉬지 않고 움직여야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