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15. 16:38ㆍ마음, 그리고 생각
아침을 먹고 나서 태극기를 꺼내어 베란다 창틀에 게양을 하였다.
예전에 직장생활을 할 때에는 광복절이 국경일이고 휴일이라 야외나 시원한 실내공간으로 피서를 가는 일이 많았다.
그리고 굳이 정부행사를 중계하는 TV를 보지는 않더라도,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마음을 가지고 나라를 생각하곤 하였었다.
지금이야 나이 들어 날짜 지나는 것도 모르고 지내는 일이 많기는 해도, 집에 있을 때에는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국경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라는 방송을 듣는지라 태극기게양을 여전히 빠트리지 않고 하고 있다.
태극기게양을 하고 밖을 내다보니 내 사는 아파트 동에 태극기를 게양한 집이 몇 집 안 된다.
다른 동을 바라보니 우리 동보다도 더 없다!
점심을 하고 나서 보았다.
우리 동에 8개의 태극기가 보이고, 옆 동에 5개의 태극기가 보인다.
우리 동이 60가구, 옆 동이 90가구이니, 우리 동이 13% 옆 동이 6% 게양을 하였다.
우리 동이 소위 노땅에다 보수꼴통들이 많이 사는 동이라 그나마 태극기 게양실적이 조금이나마 좋은지 모르겠다.
아파트에서 산 쪽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다른 아파트를 바라본다.
여긴 더 심하다!
눈을 비비고 바라보니 태극기 둘 겨우 보인다!
꼭 태극기를 게양해야 우리나라국민이고 애국자라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국민이라면 최소한 국경일이 어떤 날인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이 백중이고, 백중이 어머님 기일이라 아내는 이틀 전부터 무지 바쁘다.
집에 차례 지내러 온 아들들에게 태극기를 집에 가지고 있고 국경일이나 현충일에 게양을 하느냐고 물어보니 “그런 걸 왜 물어요?”하는 눈빛이다!
이런!
내 새끼들도 그런데 남의 새끼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니 세태를 말해봐야 무엇하랴!
우리나라는 국경일과 그에 수반된 휴일이 너무나도 많다.
국경일을 유지하되 휴일로 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국경일을 국경일답게 의미를 새기지를 못하며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도 없이 지내는 경우 국경일을 휴일로 할 이유도 없다.
더구나 요새 주5일근무니 주52시간근로니 하는 마당에 휴일까지 많다보니 달력이 온통 빨간 날짜로 치장되어있다.
휴일이 많고 국민생활이 윤택하고 나라가 부강하다면 오죽 좋을까?
태극기게양 한 가지로 의미를 확대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겠으나 요새같이 정치와 경제가 불안하고, 나 이후의 세대의 미래가 더욱 걱정이 되는 때에 아파트에 국경일 날 극소수로 게양된 태극기를 바라보니 가슴이 더욱 답답하다.
뭐, “그래도 세상은 돌아가고, 보수니 꼰대니 하는 소위 기득권층들이 몰락해도 나라는 잘 나갈 것이다”라고 하는 층들도 많지만 나이 들어가며 불안하게 바라보이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너무나 많아 지금의 불안과 앞날의 걱정을 쉽게 던져버릴 수가 없다.
지저분한 인간들이 정치판에 끼어들지 못하고, 정부가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국민들이 많이 성숙해져서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가 되어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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