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22. 22:09ㆍ마음, 그리고 생각
세상사는 일이 언제나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긴 인생살이는 아마도 다섯 가지 일 중에서 세 네 가지는 나쁜 일이고, 한 가지쯤이 좋은 일일 것이다.
고생스럽고 나쁜 일들을 많이 거치고 나야 힘들게도 좋은 일로 얼굴 펴면서 웃을 일이 뒤따르는 것이 대부분이니 고생 끝에 낙이오고, 잠깐 낙을 즐기고 지내면 어느새 힘든 일이 마주치게 되는 것이 인생길이 아닐까한다.
* 외롭게 달린 호두 한 개
나는 텃밭에 즐기러 간다.
어느 누구나 마찬가지로 현역을 마치고 지내는 생활이 쉽고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나이 들어 같은 또래의 모임을 열심히 찾고, 전 직장의 모임을 수시로 드나든다고 해서 세월이 편하고 기쁘게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나이 들어 초라해지고 서글퍼지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으로 같은 부류의 사람들끼리 떠들며 시간을 보내며 웃으려하는 것이지, 어울리고 나서 집에 들어갈 때에는 누구나 허전한 가슴에서 답답한 기운을 뱉어내는 숨을 토할 것이리라.
* 늦게 핀 달맞이꽃
그래서 나는 텃밭에 가서 흙을 만지며 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연속의 텃밭에도 우울하고 불편한 일이 많이 생긴다.
텃밭생활도 인생살이이니 마찬가지로 희로애락의 구성은 마찬가지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다만, 남에게 구속되는 생활이 아니고, 나 하고픈 대로 하고, 나 좋아서 하는 일이라 만족을 많이 느끼고, 가슴이 편해지고, 머리가 맑아지기에 텃밭생활을 즐겨하는 것이다.
* 새벽 텃밭풍경
텃밭을 더 잘 즐기기 위해 농막 뒤뜰에 가마솥 화덕을 만드는 중이다.
즐기기 위해 화덕 만드는 일을 하다가, 또 화덕 만드는 일을 즐기다가 궂은 일이 일어났다.
시멘트를 옮기다가 실수를 하여 헛간문의 문틀에 오른쪽 무릎 뼈를 드세게 박았다.
자지러지게 아픈 2분여의 순간을 주저앉아 지나고나니 별일이 아니게 느껴져 다음날 오전까지 돌을 나르고 붙이며 하는 작업을 기분 좋게 하였다.
귀가하여 잠을 자다가 새벽에 무릎이 엄청 아파 깨고서는 걷지를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정형외과 진료결과 뼈는 이상이 없고 타박으로 염증이 생겼고, 그 염증이 통풍으로 인하여 갑자기 심해졌다는 것이다.
며칠 동안 일을 삼가고 무릎에 무리가 없도록 조심을 하는 수밖에 없단다.
할 수 없이 집에서 정양하며 지낼 수밖에!
* 미완성 화덕
* 아직도 토마토는 줄기차게 달린다. 채종할 칠성초 다섯개. 들깨는 7Kg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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