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일이 많아서

2025. 1. 13. 18:16삶의 잡동사니

 지난 11월부터 주변에 궂은 일이 많다.

아파트윗층에서 누수가 되어 안방천장 벽 쪽에서 물이 흘렀다.

12월에는 이모님이 돌아가셨다.

그리고 5촌 조카가 느닷없이 떠나갔다.

그 조카는 나보다 여섯 살 아래인 고등학교 후배이고 강남의 유명 안과의사로 재산도 많이 늘렸는데, 갑자기 뇌경색으로 손 쓸 수 없이 바로 별이 되었다.

 최근에 나는 힘쓰는 일을 잘못했는지 갑자기 다리에 압통이 발생하고 제대로 걷지를 못하며 지금도 고생을 계속하고 있다.

척추디스크에 발생된 질환으로 정형외과에서 신경차단주사를 세 차례 맞고 2주 넘게 한의원에서 침 치료를 하고 있으나 더 오래 고생을 할 것 같다.

 속된 말로 마가 끼었다고나 할까?

 

 늙으면 누구나 심신이 편한 것을 찾으며 노후의 행복을 원한다.

그런데 그와는 반대로 거의 모든 사람들이 늙을수록 심신이 불편해지고 고생하게 되는 일이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일찍 이거나 늦어지거나 할 뿐이지 늙어 가면서의 고통은 어느 누구에게나 닥쳐오는 일이며 피할 수 없는 인생길에서 일체개고의 과정이 아닐까 싶다.

 

"저 금빛 찬란한 왕의 마차도

마침내 낡아 부서지고야 만다.

활기 넘치는 그대의 그 젊은 육체도

마침내 늙어 부서지고야 만다.

 

그러나 니르바나,

저 불멸을 향한 그 수행의 힘은

결코 늙거나 부서지지 않나니

그러므로 세대에서 세대로

니르바나,

이 불멸의 길이 전해가야 한다.

.

.

그 젊은 날에

보람 있는 삶을 살지 않았고

인생의 진정한 재물(진리)

얻지 못한 이는

고기 없는 연못가에 서 있는

저 늙은 왜가리처럼 쓸쓸히 죽어간다."

(法句經 늙어감에서 옮김)

 

 붓다가 될 수 없는 뭇 중생의 하나이지만 자주 들여다보는 진리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늘어가는 나이와 늙어가는 요즘의 인생을 잠시나마 대비해 본다.

그리고 저 멀리 신기루처럼 떠있는 니르바나를 눈 감고 응시해본다.

사람의 노후는 마음먹은 대로 정하여 지지를 않을 것이다.

아무리 노력을 하며 여유롭고 평안한 삶을 꾸려가도록 애 쓴다하여도 세상만사가 공식대로 정해지지 않는 게 인생의 길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노력함이 없이 운명에 맡기며 내깔기는 삶을 사는 것이 올바른 길은 더욱 아닐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주체가 사람일진대 올바르고, 가치 있고, 행복한 심신의 삶을 살도록 애써야 함이 참 인생에서의 노후의 길이 아닐까?

설혹 욕심을 내려놓고 노력하고 산 결과가 의도대로 바람직하게 나타나지 않는다하여도 받아들이는 자세로 인생길을 걸어야 하리라고 생각을 한다.

내가 붓다가 아니기에 붓다처럼 니르바나에 닿을 수 없지만 마음먹기 따라서 그 니르바나에 가까이 가는 것은 방해받지는 않을 것이다.

 텃밭을 떠나 두어 달 집에서 쉬며 궂은일에 많이 접하고 고생을 해 보니 새삼 붓다의 말씀이 귓전을 때리며 내 주위를 맴돈다.

 

 저 쓸쓸히 죽어가는 왜가리처럼은 되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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