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배추 옮겨심기

2009. 9. 15. 17:40농사

 올해는 배추모종을 남에게서 얻거나 사지 않고 텃밭에서 만들기로 했다.

텃밭에 줄뿌림으로 파종한 배추의 잎이 네댓이 되니 옮겨 심을 만 하다.

 

                      * 배추씨앗 줄뿌림으로 직파하고 두 번 솎아 먹고 난 후의 모습

 

비가 오지 않아 텃밭이 말라있기에 모종밭과 옮겨 심을 밭에 저녁 무렵 물을 충분히 뿌려주고 다음날 새벽부터 서둘러 정성스레 옮겨 심었다.

생각보다 모종밭에 물이 깊게 스며들지 않아서 모종삽으로 하나하나 떠내어 옮겨 심었지만 포트에서 자란 모종과는 다르게 잔뿌리의 손상이 좀 있었나보다.

옮겨심기를 끝내고 물을 흠뻑 주었고 날이 흐렸는데도 한낮이 되자 흐린 날씨에도 배추모종의 잎이 축 늘어져 걱정이 되었다.

 

                      *옮겨 심은 다음 날 오후.

 

 배추모종 옮겨심기의 결과가 좋지 않으면 부득이 시장에 나가 모종 한 판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니 그 또한 귀찮은지라, 날씨의 상태에 따라 물 뿌리기를 몇 차례하면서 정성을 들이니 이틀 지나 대부분 생기를 되찾는다.

때마침 밤부터 다음날 아침나절까지 반가운 비가 촉촉하게 내리니 잎이 싱싱하게 자라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 비 맞고 난 뒤의 싱싱한 모습

 

 날이 선선해지면서 잎을 갉아먹는 벌레의 숫자도 줄어 안심은 되지만 작은 날벌레들이 기어 다니는 것이 보이는지라 목초액을 좀 뿌려주었다.

작년처럼 벌레들에게 통배추를 헌상하는 우매함을 또 다시 범하지 않으려고 올해는 목초액을 충분히 준비하였다.

목초액 자체로 배추벌레를 죽이지는 못하지만 벌레들이 목초액 냄새가 싫어 피난을 가는지라 농약만지기를 꺼리는 취미농군에게는 목초액의 사용이 매우 유용하다.

 

                      * 모종밭에서 모종을 떠내고 난 후의 모습

                      * 벌레는 먹었어도 큰 놈이 될 것이다


 옮겨심기를 마친 배추포기가 160포기이니 배추통이 아무리 작게 자라도 우리 집 김장꺼리로는 충분할 터이다.

자라는 상태를 보아 신통치 못한 녀석들은 미리 국거리로 먹으면 되겠고, 텃밭에 와서 강탈해가는 친구들에게 이삼십 포기를 빼앗긴다 하여도 백여 포기는 거둘 수 있으니 마음이 뿌듯하다.

 그래도 혹 만족스런 결과가 나오지 못할까보아 한 평 좀 넘는 귀퉁이 텃밭에 서울배추를 미리 파종하였으니 올 김장꺼리는 확실히 거두리라고 생각된다.

 그 정도면 보잘 것 없는 텃밭소출로 매년 듣는 아내의 핀잔이 올해는 확실히 칭송의 소리로 바뀌지 않을까?

 

                      * 서울배추 발아모습

                      * 솎아낸 모습

                      * 추석 때 쓸 배추와 무의 2주전 모습

 

                      * 목초액 뿌리고 난 후 지금의 모습. 맛있게 자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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