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밭 만들기

2009. 9. 2. 19:11농사

 올해 마늘을 거두었던 밭을 그간 놀렸다.

텃밭이 넓어 이것저것 많이 심어봐야 몸만 고달프다.

자연농법이랍시고 일체의 농약과 화학비료를 만지지 않고, 더구나 게으르게 농사를 하니 농사의 결과로 돈 벌 일이 없다.

그냥 텃밭이 모양이나 그럴듯하게 유지하며 이따금 집안 먹을거리만 좀 얻으면 목적달성 하는 것이니 한 여름철 두세 차례 잡초 다스리기가 주된 일이였다.


 마늘을 캐고 나서 풀밭에서 베어낸 잡초를 두툼하게 덮어주었지만 어느 틈에 닭의장풀이 삭은 잡초를 헤집고 온통 뒤덮으며 극성을 떤다.

김장거리 배추와 무를 심으려면 열댓 평은 되어야하니 두 달간 닭의장풀이 신나게 활개를 치고 있는 밭이 제격이다.

 

 

닭의장풀은 잡초 중에서도 아주 순한 잡초이니 일하기가 아주 편하다.

먼저 쇠스랑으로 쓱쓱 긁어내면 닭의장풀 줄거리와 그 놈들 밑에서 삭아가던 잡초더미가 한꺼번에 걷어내 진다.

 

 

그런 다음 쇠갈퀴로 한 번 더 긁어낸다.

 

 

그러고도 뽑히지 않은 풀들은 호미로 토벌을 한다.

시간 반 땀 좀 빼니 열댓 평 밭이 화장을 곱게 하였다.

 

 

긁어내고 뽑아낸 잡초는 밭고랑에 쌓아두고 배추와 무가 어느 정도 큰 다음에 사이사이에 깔아주면 아주 좋은 멀칭이 된다.

퇴비 몇 삽 뿌린 다음 삽질을 하니 밭 흙이 보드라워 삽질이 건성이다.

대강 삽 끝에 걸리는 돌들을 골라내니 김장거리용 배추와 무를 심을 밭이 훌륭하게 만들어졌다.

갈퀴로 긁어가며 밭을 고르고 작은 돌을 골라내니 밭 얼굴이 훤하다.

 


 배추모종이 아직 덜 자라 옮겨심기를 못하고, 무 씨앗을 뿌렸다.

배추 옮겨 심을 밭이 큰 듯하여 보관하고 있던 서울배추 씨앗을 한 평 크기에 뿌렸다. 속이 제대로 들기가 어려우니 얼갈이김치나 국거리용으로 쓰면 알맞을 것이다.

무, 알타리무, 서울배추, 쪽파, 대파를 심었으니 다음 주엔 배추모종을 옮겨 심으면 김장거리는 거의 다 된 셈이다.

그나저나 배추에 그놈의 벌레들이 달려들지 좀 않았으면 좋겠다.

마냥 지키고 앉아 벌레를 젓가락으로 일일이 골라낼 수도 없으니 올핸 목초액으로 그 놈들을 쫒아내야겠다.

참! 갓을 더 심어야지.

갓은 좀 늦게 심어도 되니 더 천천히 해도 되겠지.

 

* 추석 때 먹을 배추와 무를 먼저 심었는데 벌레가 난리피워 구멍이 슝슝슝... 그래도 배추 속이 차길 바라며 액비를 주어본다.  무는 잎이 상처 투성이지만 뿌리는 보기 좋게 굵어지고있다.

 

* 대파 잎은 상태가 불량이지만 밑둥은 먹음직하게 굵어지고있다. 

* 무씨를 심은 곳. 풀더미는 나중에 걷어내고 배추모종 심을 곳.

* 배추모종 크는 모습. 핀셋으로 솎아낸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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