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17. 21:52ㆍ농막
텃밭에 농막이 있으니 지내기가 편하다.
그런데, 지내기 편하게 하려다보니 농막살림이 자꾸자꾸 늘어나 좁은 공간에 늘어놓은 모양이 어지럽고, 지내기가 불편해지기도 한다.
살림이란 게 있으면 편하지만 많이 있어도 짐이 되고, 잡동사니를 정리해서 줄이거나 없애면 또 다시 불편을 감수해야한다.
농막 안의 잡다한 살림살이를 정리정돈하기도 해보고 헛간으로 옮겨보기도 하지만 계절의 바뀜에 따라, 하는 일의 종류에 따라 자질구레한 살림들이 자리를 이동시키며 사용하니 아무리 정리정돈을 해도 보이는 게 어지럽다.
좁은 농막에 들어와 쉴 때에 농막 출입구 쪽에 새로 만들어 놓은 선반을 쳐다보게 된다.
아무리 외면해도 쓸데없는 물건들이 자꾸 눈에 띄어 보기가 싫어진다.
그렇다고 안 보며 지낼 수도 없고, 헛간으로 치우면 또 불편해진다.
궁리 끝에 지저분한 꼴을 안보고 안보이려고 롤스크린을 달았다.
달고 보니, 진작 작업을 할 걸 그래고 지냈다!
농막 안 냉장고는 문 한 짝 달린 100리터짜리를 썼었다.
얼음도 못 얼리고, 너무 좁아 불편하였는데, 아내의 명에 따라 큼직한 240리터짜리를 가져다놨다.
농막에서 혼자 사용하는 거라 너무 큰 느낌이지만 여러모로 편하다.
농막에서 먹는 음식이 덩달아 그레이드가 높아진 게 사실이다.
종전에 쓰던 작은 냉장고는 식재료보관상자로 시용하니 농막 안이 깔끔해졌다.
편하고 좋은 걸 따르다보니 뭐 또 갖다가놔야 하는 건 없나하고 두리번거리게 된다.
농막에서 지내는 것도 인생살이 사는 것이니 어쨌든 두 집 살림이나 마찬가지인지라 번거롭기도 하고 비용지출도 늘게 된다.
노후에 살림을 줄이는 게 삶의 지혜라고 할 수 있는 데 거꾸로 가니 걱정이다.
또 다시 단순한 삶을 누리고 편한 마음을 가지기 위하여 욕심과 소유를 버리고 줄여야 할 텐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