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농사(텃밭농사정리)

2024. 3. 14. 16:21농사

 텃밭 동편의 개망초밭을 예초기를 이틀간 돌려 초토화시켰다.

길이 55걸음, 6걸음의 긴 밭이 나타났다.

장맛비가 내리다가 잠깐씩이라도 쉴라치면 괭이를 들고나가 들깨 심을 곳을 다듬었다.

웬 돌이 그리 많이 깔려있는지?

돌밭 아니랄까봐?

주먹만 한 크기의 돌은 보이는 대로 골라내어 농로위로 던지다보니 양말까지 다 젖는다

굵은 비 맞으면서 심을 수 없어 비 그치기를 여러 차례 지내면서 틈틈이 이틀 동안에 호미질을 해가면서 들깨모종 400여개를 다 심었다.

비온 뒤의 땅이고 잡초를 걷어낸 뒤의 흙이라 호미는 푹푹 박히지만 쉬지 않고 계속 일하면 허리 뻐근한 건 어쩔 수 없다.

다행히 비 안 내리는 짬짬이 시간이 짧아 자동으로 휴식을 취하니 중노동도 아니고, 허리도 불편하자 않으니 쉽게 일을 끝냈다

여러 해 고라니놀이터인 풀밭으로 지내다 이제야 들깨밭으로 다시 태어난 밭이라 경사면 조정도 되질 못하고 고랑도 제대로 갖추질 못했다.

그렇지만 큰 밭 모양이 그럴싸하다.

텃밭 중에서 제일 큰 밭이 되었다.  

(2018.7.12.)

 

 

 몇 년 동안 잡초에 덮여있던 돌밭을 예초기로 한 번 다듬은 다음에 괭이로 푹푹 찍고서 심은 들깨모종 400여개가 제대로 살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었다.

유난스런 폭염과 가뭄으로 많은 작물들이 말라죽어가는 이상기후에 한 달 동안 물 한번 받아먹지 못한 어린 들깨모종들이 모두 잘 살고 있을 리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번 소낙비 이후로 모종을 심어 뿌리활착에 많은 도움이 되었었고, 열흘 뒤에 주변 잡초들을 한 차례 깔끔하게 깎아내고 귀한 인분주거름 한 모금씩을 주어서인가 말라죽은 녀석들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 번 여름은 아주 너무너무 뜨겁다!

그 뜨거운 가운데서도 잘 자라는 건 생명력이 질긴 잡초들이라 돌밭이 온통 잡초천국이다.

일주일 전 텃밭에 가서 들깨 밭을 보니 들깨 밭이 아니고 완전 잡초밭이다.

그래도 기대를 갖고 잡초 밭으로 들어가 살펴보니 싱싱한 작은 들깨들이 싱싱함으로 환영을 한다.

그리고는 텃밭주인의 게으름을 지탄하는 들깻잎 향으로 데모를 한다.

빨리 잡초들 좀 어찌 좀 다스려 들깨들이 편하게 자라도록 해달라고 말이다!

예초기 가동으로 머리, 얼굴에서 시작하여 발목을 지나 신발 속까지 적시는 땀을 흘리고서야 들깨들의 아우성을 잠재웠다.

그리고는 다시 또 들깨 바로 밑 부분의 남은 잡초는 깨끗하게 뽑아주고는 거름기가 부족한 듯해서 유박거름을 한줌씩 들깨주변에 뿌려주었다

 서툰 농부 치기로 밝게 웃는 들깨들을 웃거름 주면서 세어보니 270여개다.

예초기 돌리며 희생시킨 들깨모종 20여개를 더하면 75% 가량 살았다는 이야기다.

보살핌도 별로 받지 못하고 폭염과 가뭄을 이겨낸 들깨들이 기특하다.

들깨들의 상태는 1/3 정도는 아주 잘 자랐고, 1/3 정도는 그저 그렇고, 1/3 정도는 한 뼘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뿌리만 박고 버티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싱싱하게 버티며 텃밭주인의 만족스런 웃음을 유발시키는 들깨들이 아주 준수한 가을들깨들임을 예약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에 올해는 맛있고 향 좋은 들기름을 충분히 먹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아무리 가물어도 서늘한 가을바람이 지나다니니 조만간 더위를 잠재우는 소나가가 내릴 것이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볼 때에 밭의 흙바닥이 갈라지지 않는 한 잡초와 어우러진 들깨가 죽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충분한 비가 내려야 들깨의 성장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만족스런 결실을 얻을 것이다.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부들의 간절한 마음이 통하여 시원스런 빗줄기를 어서 만들어지기를 고대한다.

(2018.8.19.)

 

 

 들깨는 알을 충실히 키우고 있으며, 벌레가 잎을 뚫어놓은 것 이외에는 병충해가 전혀 없다. 단지 크게 자라지 못하였지만 얼렁뚱땅 무성의하게 심어놓고 거름도 제대로 안한 것에 비추어보면 불만을 표할 수 없다.

향이 짙은 들깻잎 천여 장을 아내에게 갖다 준 것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나는데, 집에서 먹을 들기름은 충분히 얻을만하니 만족할 수준이다.

(2018.10.6.)

 

 

 올해 처음 들깨를 심고는 엊그제 들깨를 털었다.

말이 250여 포기라고 하지만 프로농군의 100여포기만도 못한 수확을 했다.

처음 들깨모종을 밭에 심을 때에 밭갈이는커녕 들깨모종을 심을 곳도 제대로 파고 밑거름도 없이 죽거나말거나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로 정성을 들이지 않고 심은 게 많이 살아났었다

그러나 잡초제어과정에서 이십여 녀석을 싹둑 베어내고 내깔겨두다가 유박거름 시비를 시도 때도 없이 흩여 뿌리고는 들깻잎을 착취하고 들깨 알 여물기만을 기다렸었다

그런데 웬 놈의 날씨가 이상해서 시월중순이 채 되기 전에 텃밭은 영하 2도의 추위와 서리 내림이 두 번 지나니 들깨는 그 잎을 모두 갈색으로 바꾸고 줄기도 말라가니 들깨를 서둘러 베어낼 수밖에 없었다.

베어낸 들깨를 비올까봐 밖에서는 말리지를 못하고 비닐하우스 안에서 열흘간 말린 후에야 들깨를 조심스레 털었다.

막대기로 잘못 털면 그놈의 들깨 알이 사방으로 사정없이 튀는 바람에 살살 털어내야 한다.

소중한 들깨 알이 멀리 달아나지 못하도록 헤드 떼어낸 골프채로 손주새끼 혼내듯 살살 때리니 제법 많이 들깨 알이 쌓였다.

검불을 걷어내고 흙가루를 털어내고 선풍기로 여물지 않은 들깨 알을 골라내서 큰 봉지에 담아서 아내에게 한 관은 넘을 것이라고 자랑하며 주었는데, 저울에 달아보니 겨우 3 키로그램이다.

아내는 처음 한 들깨농사로는 만족스럽다고 말을 하지만 이 건 아니다!

들깨모종 두 판이나 심었는데

들깨 알을 잎에 넣고 씹어보니 직접 만든 들깨라 그런지 향이 진하고 고소한 맛이 아주 좋다.

엉터리 자연농법을 선호하는 게으른 농부가 텃밭에서 어루만지고 나름 만족스럽게 소출을 얻을 수 있는 작물로서는 들깨가 딱 알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내년에는 잡초에 우거진 밭을 더 정리하여 들깨 밭을 두 배 이상 늘려볼 생각이다.

밭을 갈지도 않고, 이랑고랑도 없이 마냥 내깔기기는 뭣하니 들깨 심을 자리라도 괭이로 파주며 돌을 좀 골라낸 뒤에 유박 밑거름이라도 좀 한 뒤에 모종을 심을 것이다.

생각대로라면 내년부터는 들기름은 완전 자급이다!

(2018.10.28.)

 

  **참깨

 어설픈 농사꾼이 밭에 가면 언제나 할 일이 많이 보인다.

제일 눈에 밟히는 것이 잡초 밭이다.

매실밭쪽으로 가려면 잡초로 우거진 널찍한 밭을 지나야 하는데, 작년에 들깨를 심었던 밭도랑 옆으로 잡초밭이 길쭉하게 뻗어있다.

말이 밭이지 매년 고라니들이 들어와서 집을 몇 차례 만들고 새끼를 기르면서 내 밭 남쪽에 있는 프로의 밭에 난 작물들의 새싹들을 넘보고 있는 개망초풀밭이다.

시간이 나서 예초기를 세 차례 돌려 작년의 마른풀과 올해 자란 풀들을 쓸어버렸다.

뿌리까지 캐어낼 수는 없는 노릇이고 두어 차례 잡초들을 지면에 가깝게 바짝 밀어내면서 돌들을 걷어내니 푹신한 느낌의 감촉을 가진 그런대로 괜찮은 밭이 만들어졌다.

들깨를 심기에는 빠른지라 들깨는 뒤로 미루고 때마침 제천시장에서 많이 보이는 참깨모종을 두 판 샀다.

괭이로 풀의 퇴적물을 걷어내면서 길쭉하게 골을 파내니 흙은 모종심기에 알맞게 부드럽고 수분이 적당하다.

요새 가뭄이 계속되는 지라 골에 따라가며 연못물을 흠뻑 부어주고 난 뒤에 들깨모종 250여개를 심어주었다.

잘나낸 풀들의 잔해를 참깨모종주위에 덮으니 정식 후의 모양이 흡족하다

게으른 농부가 잡초를 이용하여 보습하면서 자연상태를 최대한 살려 얼렁뚱땅 12평 참깨밭 하나를 쉽게 만들은 것이다.

참깨밭은 풀밭 그대로인 평 이랑으로 하면서 줄 사이를 두 뼘 넘는 넓이로 하여 예초기로 풀을 쉽게 제어할 수 있게 하였고, 포기 간격은 밭이 큰지라 한 뼘보다 넓게 잡아 주었다

별도의 거름도 안 주고, 경운도 안하고, 잡초들의 뿌리도 그대로 놔두고, 비닐멀칭도 안하고 밭주인 맘대로 판 벌려놓은 참깨밭이 아주 마음에 든다.

다음날 오후에 날이 섭씨30도로 뜨거운데도 참깨모종이 아주 싱싱하게 버티고 있는 것을 보고는 올해 참기름 좀 맛나게 얻어먹을 수 있겠다는 욕심을 가져보았다.

(2019.6.3.)

 

 한가위를 지나고 텃밭에 갈까하다가 아무래도 큰 태풍이 지나갔고 바로 큰비가 내린다기에 뭣인가 돌봐야할 일이 있을 것 같아 비를 무릅쓰고 텃밭을 향했다.

텃밭을 지난 바람은 그리 세지 않아서인지 개수대 위 지붕을 덮은 차광막이 일부 벗겨졌고, 고추 몇 녀석이 쓰러진 것 이외에는 별 탈이 없다.

참깨를 보니 아래쪽 꼬투리가 열리지는 않았으나 며칠 내로 터질 것 같아 거두면 좋겠으나 세차게 내리는 비로 다음날로 미뤘다.  

다음날 참깨를 다시 살피니 잎이 많이 누래졌고 성급한 꼬투리는 바로 열릴 태세라 오후에 비가 내리지 않는 틈을 타서 200여개의 참깨 대를 잘라 비닐하우스로 옮겼다.

단으로 묶어 세울까하다가 하우스파이프에 걸어서 말리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한줌씩 되게 줄기를 묶어서 철사옷걸이를 이용하여 걸었다.

고물텐트 덮개를 밑에 깔고 참깨 알이 유실되지 않도록 가장자리를 줄로 묶어 높여주었다.

며칠만 더 지나도 풀밭에 참깨를 쏟아버릴 위기에서 고스란히 거두니 올해 참깨농사는 양은 작아도 알차고 기분 좋은 수확이 될 듯하다.

일을 마치고 나니 다시 요란스럽게 비가 내렸다.  

(2019.9.11.)

 

**참깨

한가위를 지나고 텃밭에 갈까하다가 아무래도 큰 태풍이 지나갔고 바로 큰비가 내린다기에 뭣인가 돌봐야할 일이 있을 것 같아 비를 무릅쓰고 텃밭을 향했다.

텃밭을 지난 바람은 그리 세지 않아서인지 개수대 위 지붕을 덮은 차광막이 일부 벗겨졌고, 고추 몇 녀석이 쓰러진 것 이외에는 별 탈이 없다.

참깨를 보니 아래쪽 꼬투리가 열리지는 않았으나 며칠 내로 터질 것 같아 거두면 좋겠으나 세차게 내리는 비로 다음날로 미뤘다.

다음날 참깨를 다시 살피니 잎이 많이 누래졌고 성급한 꼬투리는 바로 열릴 태세라 오후에 비가 내리지 않는 틈을 타서 200여개의 참깨 대를 잘라 비닐하우스로 옮겼다.

 
 

단으로 묶어 세울까하다가 하우스파이프에 걸어서 말리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한줌씩 되게 줄기를 묶어서 철사옷걸이를 이용하여 걸었다.

고물텐트 덮개를 밑에 깔고 참깨 알이 유실되지 않도록 가장자리를 줄로 묶어 높여주었다.

며칠만 더 지나도 풀밭에 참깨를 쏟아버릴 위기에서 고스란히 거두니 올해 참깨농사는 양은 작아도 알차고 기분 좋은 수확이 될 듯하다.

일을 마치고 나니 다시 요란스럽게 비가 내렸다.

(2019.9.11.)

**참깨

 참깨농사는 의외로 쉽다.

거름을 신경 써서 할 필요도 없고, 병충해도 별로 생기지 않으니 한량농사꾼이 텃밭에서 놀면서 고소한 참깨를 얻는데 어려움이 없다.

모종을 올해에도 살까 하다가, 이번에는 너무 쉽게 농사를 하기 보다는 아예 모종을 한 번 시도해봄이 좋을듯하여 모종밭을 별도로 만들어 파종을 하였었다.

아랫부분이 참깨씨앗을 떨구고 예초기로 자른 잡초를 썰어 덮어준 모종밭 (2020.5.29)

 

(2020.6.14.)

 

 밭을 갈고 고르고 이랑을 만드는 것을 경운기로 하면 밭에 직파를 하는 것이 쉽고 좋지만, 잡초 밭을 예초기로 두어 번 다스리고 괭이로 대강 골을 파서는 참깨씨앗이 제대로 발아된다는 보장이 없어 직파하기가 어렵다.

그러기에 참깨모종을 정식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참깨모종이 정식하기에 알맞게 자랐기에 예초한 밭을 괭이로 골을 내 파고 배수펌프를 이용하여 연못물을 두 차례 흠뻑 스며들도록 충분히 공급하였다.

골의 간격은 나중에 예초기로 잡초를 다스리기 편하게 40여 센티미터 간격으로 하였다.

가로12미터, 세로 6미터의 20여 평의 밭에 참깨모종 400여 개를 오후 늦게 정식하고, 해질 무렵 20여 분간 맛 좋은 연못물을 분사해주었다.

일주일간 돌보지 못하기에 걱정을 했으나 일기예보는 다음 주 수목요일께 비가 온다하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2020.6.19)

 

 

 올해는 유난스레 참새들이 극성을 부린다.

농막주위에서 놀던 딱새도 참새들이 세력을 넓히고, 딱새를 위해 달아놓은 새집에 참새가 들어와 둥지를 틀자 아예 다른 곳으로 터전을 옮겼는지 한동안 볼 수가 없다.

참새들이 많을 때는 이십여 마리씩 떼로 날아다니며 텃밭에서 먹이활동을 한다.

어쩌다 뭔가를 심으려고 밭의 잡초들을 걷어내면 어김없이 참새들이 떼로 몰려와 뒤집혀진 흙속에서 작은 벌레들을 먹어대느라 소동을 부린다.

   2주 전에 들깨밭을 넓히려고 들깨모종밭을 만들었는데 참새들이 들깨씨앗을 모두 파먹어 다시 파종을 하고 고라나망을 잘라 씌어놨지만 발아상태가 영 좋지 못하였다.

건진 모종이 백여 개 좀 넘으니 턱없이 부족해 새로 남은 들깨로 모종밭을 더 만들어 망을 씌어놨지만 약은 참새들이 망 아래로 기어들어가 씨앗사냥에 정신이 없다.

농막 문을 열고 달려가니 몇 놈이 날아가려다 망에 결려 허겁지겁했으나 이내 들어간 공간으로 바닥을 기어 모두 날아간다.

참새대가리는 닭대가리가 아닌가보다.

  보완책으로 잡초를 썰어 피복을 해주고 망을 다시 씌어놓았다.

확실한 씨앗파종 후의 새 피해방지대책은 쑥과 잡초를 잘게 썰어 피복을 해 주고 목초액을 희석하여 뿌리고 망을 씌우는 것인데 얼렁뚱땅 모종밭 만들다가 실수를 했다.

이번에도 들깨모종이 신통치 못하면 시장에서 400여 개의 모종을 사야 한다.

모종을 위한 파종이 늦었지만 잘 되어야 할 텐데........

(2020.06.15)

 

 

 텃밭에 참깨와 들깨를 심고 가꾸고 있다.

참깨는 400여 개의 모종을 심고, 들깨는 500여 개의 모종을 심었는데 참깨는 지금 한창 꽃을 피우고 있고, 들깨는 좀 늦게 심어서 장마 이후에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닷새 전에는 들깻잎이 비싸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귀가하며 적심을 겸하여 키 큰 놈들 300여 개의 윗부분을 잘라다 주었다.

 참깨 농사는 아주 쉽다.

특별히 거름을 줄 필요도 없고, 모종을 심은 후에 열흘 쯤 지나 참깨 심은 줄 사이를 예초기로 잡초를 잘라주면 별도로 풀을 맬 필요도 없을 정도다.

꽃 피우기를 활발히 할 때에 잡초가 눈을 거스르면 한 번 더 예초기를 가동하면 참깨를 거둘 때까지 손 볼 일이 없다.

 

 들깨 농사도 쉽다.

들깨모종이 크면 밭의 흙을 길게 호미로 파서 눕혀 심으면 되고, 모종이 굵고 싱싱할 때는 비 내린 후에 곧추세워 심어도 된다.

들깨는 돌이 많이 섞인 밭에서도 잘 자라는데, 참깨와 달리 거름을 많이 먹는 편이라 장마 후에 알맹이 유박거름을 두어 차례 적절하게 흩여 뿌려서 준다.

참깨는 포기 사이를 두 자 이상 간격을 벌려 심는다.

그래야 예초기로 잡초를 베어내기도 편하다.

들깨 포기사이의 공간이 클 경우 잡초가 왕성하게 자라기 쉬어 참깨보다 한두 차례 더 예초기를 가동하며 들깨 사이에 난 잡초를 베어내야 한다.

 

  참깨와 들깨는 작은 모종밭을 만들어 씨앗을 흩어 뿌리면 튼튼한 모종을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다.

참깨와 들깨 둘 다 밭이랑을 경운하며 신경 써서 만들 필요도 없고비닐멀칭을 할 필요 또한 없이 손쉽게 농사를 할 수 있으며, 병충해를 타지도 않아 목초액 조차도 뿌려줄 일이 없기에 매년 그 재배면적을 늘려가고 있다.

그리고 더 좋은 점은 멧돼지나 고라니가 먹지 않기에 신경 쓸 일이 없다는 것이다.

(2020.8.21.)

 

 **참깨

 참깨농사가 게으른 한량에게는 아주 편하고 할 만한 것이라고 했는데 ~~~

태풍 지나고 밭에 와 둘러보니 참깨 잎이 갈변되고 떨어진 것이 많아 밑 부분의 꼬투리를 살펴봤다.

꼬투리가 벌어지고 참깨를 밭에 흘린 것을 걱정했지만 참깨 알을 터트린 것은 많지 않다.

그리고 꼬투리를 열어 보니 참깨 알이 굵게 꽉 찬 모양이 아니다.

오랜 장마에, 태풍에 따른 호우에, 햇볕 좋은 날을 제대로 겪지 못해서 아무래도 결실을 제대로 못한 것으로 판단이 된다.

참깨 밭 늘려 잡고는 올해는 참기름 냄새 좀 푸지게 풍겨보려고 했는데 참깨를 거두기 전에 어깨축이 아래로 늘어진다.

낼부터 비가 개이고 맑은 날이 계속되면 좀 낫겠지만, 기대는 욕심이니 볶아 먹을 참깨나 몇 됫박 얻을 생각으로 며칠 더 놔두었다.

 며칠 지나 흐린 날이지만 습하지 않아 며칠 더 지내다가는 참깨 알 많이 떨구기 쉬우니 아침에 서둘러 참깨 대를 전지가위로 충격을 주지 않게 잘라서 거두었다.

심을 때에는 대략 450여 개의 모종을 정식했는데 거두고 단을 만들어 묶은 것을 걸어놓고 보니 조금 빠지는 듯싶다.

개수가 중한 게 아니라 알곡이 꽉 찬 것이 중요한 것인데도 자꾸 숫자에 연연하는걸 보니 치기어린 마음이 절로 나타난다.

몇 번 풀도 제대로 잘 잡아주질 않고 알찬 알곡 가득 얻으려는 주인의 심보에 푸대접받던 참깨들이 어리석게 충성 바칠 리 없을게다.

많지 않은 참깨지만 한 알이라도 땅에 흘릴세라 소중하게 단을 묶어서 비닐하우스 안에 매달아 말린다.

그리고 그 아래에 텐트플라이를 받쳐서 알곡 떨어지기를 기다린다.

(2020.9.15.)

 

  **참깨, 들깨

좀 게으르게 씨앗 떨구어 모종을 만들고, 그래서 좀 늦게 400여 개의 참깨대를 거두었다.

한 알도 흘리질 않고 말리고 털고 흙모래 빼내고 잘고 빈 참깨알을 가리고 보니 남은 참깨알이 한 됫박도 못된다.

작년에 3킬로 수확해서 더 심은 참깨모종으로 어림잡아서 4 킬로를 너끈하게 넘겨 수확하겠다는 자신감을 갖고 공들이며 큰소리 쳤지만 이 건 참패다!

긴 장마와 맑은 날이 별로 없었던 올해의 이상기후의 결과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참깨알 거둔 거의 2/3는 덜 자란 거 아니면 빈 알이다.

작년수확의 1/3도 못되는 참깨알을 바라보니 영 씁쓸하다.

올해는 아들들에게 고소한 깨볶음도 제대로 나눠주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다가 한창 쟐 열매를 맺는 들깨를 바라본다.

어제 벌써 텃밭에 무서리가 내리고 들깨잎 일부가 변색되기 시작하는 걸로 봐서 들깨도 거둬야 할 때가 되었는데.....

태풍 지나가고 지금까지 맑은 날이 많았기에 들깨알이 제대로 들었기를 바랄 뿐이다.

(2020.10.7.)

 

 

 지금 마늘과 양파 밭에서 제일 많이 자라는 잡초는 쇠뜨기이고 명아주들이 그 다음이며 바랭이들이 활발하게 싹을 틔우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잡초들 속에 섞여서 네 치 크기로 자라난 들깨들이 꽤 많이 있다.

 

지난해에 심었던 들깨에서 떨어진 씨앗들이 겨울을 지내고 이른 봄에 싹이 터서 자란 것이다.

잘 자란 들깨 20여 개를 골라 고추밭과 감자 밭의 빈 구석자리에 분산시켜 심어주었다.

들깨를 고추 옆에 심으면 고추에 해충이 끼는 것을 막아주고, 일찌감치 자란 들깻잎을 따서 풋고추와 함께 먹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이다.

텃밭의 빈자리를 적당하게 이용하여 들깨와 옥수수를 여기저기 심어놓으면 여름철 텃밭의 모양도 보기가 좋고 농막에서의 여름철먹거리로 활용이 되면서 입맛을 돋게 한다.

(2021.05.21.)

 

 

 올해는 들깨를 지난해보다 더 많이 심으려한다.

놀린 풀밭을 그냥 놔두기도 그렇고, 풀들을 대강 정리하고 좀 편하게 심고 관리할 만한 작물로는 들깨가 아주 좋기 때문이다.

게다가 들깻잎과 들깨는 많이 따서 얻어도 과함이 없고, 고라니 피해도 없으니 안성맞춤이다.

 

 2M×4M 크기의 밭을 만들어서 '참진한들깨' 2봉지(30g)를 흩어 뿌리고, 쇠뜨기 잎을 거두어 작두로 짧게 잘라 골고루 피복을 한 후에 새들의 잔치를 막기 위하여 고라니방지망으로 공간을 띄어 덮어주었다.

지난해에 수확한 들깨를 깜빡 잊고 종자로 남겨두지 않아 들깨종자도 바꾸어 볼 겸 '참진한들깨'를 사서 심었지만 가을철 소출을 참 진한 걸로 많이 얻을지는 모르겠다.

 

 잘 하면 들깨모종 1,000개 쯤 얻을 것 같은데, 많이 나올수록 텃밭주인의 수고는 좀 들고, 소출은 많이 늘어날 것이다.

들깨씨앗이 발아도 되기 전에 코끝에 들기름향이 번지고 아들들에게 들기름 한 됫박 씩 나누어준 기분이다.

어젯밤까지 비가 많이 내려 일주일 이상 물관리를 하지 않아도 발아가 잘 될 것으로 보지만 들깨알이 흙에 잘 붙도록 한 차례 더 흠뻑 물을 뿌려주었다.

 

  아무리 들깨농사가 쉽다고는 하여도 공짜로 들깨를 얻을 수는 없다.

들깨모종을 정식하기 전에 잡초들을 토벌하고, 토벌된 잡초가 시들고 삭은 다음 들깨모종 심을 공간을 괭이로 찍어 확보한 후에 호미로 흙을 파서 들깨모종을 길게 눕혀 심어야한다.

들깨들은 두 자 이상 간격으로 넓게 벌어지게 심어야 두세 차례 잡초제어작업을 예초기로 편하게 할 수 있다.

두둑을 별도로 만들지도 않고, 줄을 똑바로 세우고 일정하게 심지도 않는다,

텃밭주인이 돌밭에서 원시자연적인 수작업으로 들깨농사를 하는 방법이다.

욕심을 조금 더 부려 힘들게 들깨모종을 많이 만들지만 올해 들깨 여섯 관은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어깨가 가뿐하다.

(21.06.05)

 

 

 들깨는 아주 센 작물이다.

웬만한 가뭄도 잘 이겨내고 거름기 적은 밭에서도 들깨알을 많이 달아 게으른 텃밭주인을 기쁘게 한다.

들깨 알이 형편없이 작아도 텃밭주인은 고맙게 여기고, 한편으로는 정성껏 돌보지 않음에 미안해한다.

아무리 센 들깨라도 마른 땅에서나 풀 속에서 저절로 잘 자랄 수는 없다.

정식을 할 때에는 다른 작물들 모종처럼 적기에 정성을 다하여 심어야 입 벌어지는 소출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작년에 땅콩을 심었던 밭이 지금은 잡초천국이다.

2주 전에 예초기로 토벌을 일차 했는데도 풀들이 신나게 자라고 있으니 그 상태로 들깨모종을 쉽게 심을 수가 없다.

농사용 엉덩이방석에 앉아서 들깨모종이 들어갈 공간을 확보해주는 작업을 한다.

이럴 때에는 칼날이 붙어있는 작은 호미가 위력을 발휘한다.

칼날이 약간 둥글게 휘어있는 데다가 적당히 구덩이도 파내고, 모종심고 파낸 흙을 긁어모으며 덮기도 좋으니 제격인 것이다.

작은 호미가 몇 자루 있는 데, 칼날을 갈아놓고 쓰는 호미는 한 자루이다.

뿌리가 왕창 큰 잡초들을 뽑아내니 통기성 좋은 고운 흙들이 잔뜩 붙어있다.

구덩이를 판 다음에 들깨모종을 넣고 파낸 흙을 덮어준다.

 

들깨의 크기는 두 뼘 이상으로 큰 모종이지만 눕혀 심기를 안 하고 똑바로 세워 심는다.

들깨모종을 정식할 때에 눕혀 심는 농부는 바로 세워 심는 농부보다 한 수 위라 했지만 그 건 때에 따라 다르다는 걸 모르는 이가 하는 이야기다.

세 치도 안 되는 모종을 눕혀 심기 곤란하거나 귀찮을 때가 있고, 두 뼘 넘는 모종을 바로 세워서 심어도 될 경우가 있는 것이다.

모종의 상태와 밭의 상태(포트모종이냐 밭흙모종이냐, 모종줄기의 굵기, 밭 흙의 물기, 비 내림 여부, 정식하는 때 등)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엊그제 비가 내려 밭 흙의 물기가 알맞았고, 아침 기온은 섭씨20도에 하늘도 흐렸다.

뒤늦은 요즘의 모종정식으로는 아주 좋은 때다.

들깨파종은 5월말에 포트가 아닌 밭에다 직파를 하였는데, 들깨밭에 정식하고 난 뒤 남은 걸 어린잎들깨나물로 채취하고도 많이 남아 3백여 개는 되었다.

그 중에서 모양 좋고 굵직한 녀석들 3십여 개를 모종삽으로 들깨뿌리가 상처입지 않도록 밭 흙이 붙은 상태로 크게 떠내어 풀밭에 이사시켰다.

두 시간 후에 하늘이 맑아지니 정식시간을 아주 잘 맞추었고, 그래도 며칠 비가 내리지 않을 것에 대비하여 연못물을 흠뻑 공급하였다.

점심때 나가보니 허리 굽은 들깨는 하나도 없이 싱싱하게 서서있다.

농막 앞 문전옥답에 이사 시킨 들깨들은 늦었지만 풀밭주인이 크게 대접을 해 준 녀석들이다.

웃거름 후하게 더 특별대접을 하여 굵은 들깨 알을 얻어야겠다.

그리고 내년에 먹을 들깨가루로 써야겠다.

(2022.7.21.)

 

 

 종일 땅 구덩이 파 봐라. 돈 나오는가?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에 내 또래의 아이들이 용돈 좀 얻으려고 어른들에게 떼를 쓰면 흔히 듣던 말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한 요기하고 삽을 들고 들깨 심을 밭으로 가서 구덩이를 한 시간 동안 팠다.

배구공하나 들어갈 만한 크기의 구덩이를 오십여 개 파내니 머리끝부터 발까지 땀이 흐른다.

어제 비가 좀 내린 뒤라 돌이 없는 부분은 삽이 푹푹 들어가지만 수시로 주먹만 한 돌이 출현하니 진도가 빠르지 못하다.

땅 파니 돈 안 나오고 땀만 흘러내린다.

더 하다가는 텃밭일이 운동이 아니고 노역이 된다.

노역을 하면 힘들고 짜증나니 운동이 과하다 싶으면 즉시 쉬고 휴식을 하면서 심신을 맑게 하여야 그다음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다.

미뤘던 아침커피를 내려서 마시며 소리통을 켠다.

 

 내일부터 며칠 비 내린다는 예보이니 집에 가기 전에 들깨모종 150여 개를 더 심는데 지장이 있을지 모르겠다.

들깨모종 들어앉게 구덩이를 100여 개를 더 파내야 하는데.,.!

말이 들깨모종정식이지 실제로는 크게 자란 들깨를 다른 밭으로 이식하는 일이다.

일단 구덩이를 큼직하게 파내면 감자밭에서 멋대로 자란 한자 반 크기의 들깨를 캐다가 심는 일은 구덩이를 파는 일보다는 수월하다.

오늘 아침에 한 것과 같은 운동을 두 번 더 해야 하니 땀 또한 두 배는 더 흘려야 한다.

목덜미와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이 상의를 푹 적시고, 다리에서 흐르는 땀이 양말까지 적시는 한 시간의 일은 집중적인 운동을 한 후에 얻어지는 것과 같은 쾌감을 불러온다.

땅 구덩이 파 봐라. 돈이 나오나?

돈은 안 나와도 최고급 들기름과 들깨가루가 구덩이 파는 만큼 많이 나올 것이다!

(2023.7.9.)

 

 

 이르긴 하지만 들깨를 전부 베었다.

그리고 베어낸 들깨를 다발로 묶어 비닐하우스 안에 매달아 놓았다.

계속 텃밭에서 지내면 베어낸 들깨를 밭에 그대로 널어 말린 다음 털어 모으면 되지만, 들깨털이를 바로 할 시간을 낼 수 없는 경우에는 비를 피하고 들깨알이 떨어져 없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닐하우스에 보관하는 게 좋기 때문이다.

 다발로 묶은 들깨대를 매달아 놓으면 꼬투리가 마르면서 들깨알이 떨어진다.

건조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막대기로 툭툭 쳐대면 들깨알이 우수수 떨어진다.

들깨를 매달은 아래로 천막을 깔고 밖으로 들깨알이 흩어지지 않게 둘레를 높이면 손실 없이 들깨알을 거두기 쉽다.

프로농군은 나 같은 원시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들깨 터는 기계를 이용하여 털어내고 검불과 흙가루 등을 가려내어 들깨알을 고른다.

텃밭규모의  소규모 농사에 기계를 동원할 수 없는지라 매달아 말리고, 막대로 때리고, 굵은 체로 검불 고르고, 선풍기로 빈 꼬투리와 쭉정이 불어내고, 고운 체로 흙가루 없애면서 땀내면서 사지운동을 해대며 들깨알을 거둔다.

그래야 짙은 향을 듬뿍 간직한 들기름과 들깨가루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국산들깨는 수입들깨보다 몇 배 비싸다.

유기농 들깨는 또 두 배 넘게 비싸다.

그리고 자연 농법으로 얻는 들깨는 그 농사를 하는 이의 입장에서 더욱 큰 가치를 스스로 부여한다.

가격대로, 가치대로, 그리고 희소성에 따라서 농작물의 영양분이 더 좋거나 무슨 약효가 더 높은 것이라고 언제나 확실하게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유기농이나 자연농을 하는 이들은 스스로의 방식과 관념으로 자기가 얻은 농작물의 가치를 부여한다.

다른 사람이 알아주면 좋지만, 농작물을 팔지 않는 경우에는 남의 평과나 인정 따위는 관심대상이 아니다.

그저 스스로 만족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래서 내 방식대로 농사를 하고 만족하며 먹는다.

 

 무화학비료, 무농약, 무경운, 무비닐멀칭 등으로 잡초와 함께 별나게 농사를 하는 나는 농사로 돈을 벌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유기농법이나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하는 다른 프로농군들이 귀하고 가치 있는 농작물을 제 값을 받고 팔아 부자가 되는 걸 많이 보기를 바라고 있다.

올해는 폭우로 손실을 보았어도 비닐하우스 안에 걸린 들깨대의 분량으로 보아 작년보다는 더 많이 거두어 들기름과 들깨가루를 자급할 수 있을 것 같다.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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