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과 감자의 동거

2008. 5. 11. 00:42농사

 지난달에 감자를 심은 두둑을 빈 두둑인 줄 알고 땅콩을 또 심었다.

땅콩을 심을 때에 호미로 흙을 파내며 씨감자를 캐낸 바가 없어 몰랐는데 싹이 튼 후에 보니 웃기는 일이 벌어졌다.

감자와 땅콩이 동시에 세상에 나온 것이다.

텃밭에 잡초가 많아 두둑을 구별하기가 어렵고, 씨앗을 심고나면 표시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여 실수를 한 것이다.

열두 걸음 되는 두둑 하나가 감자와 땅콩이 동거하는 사태를 보고나니 이를 어찌하는 게 좋을지 몰라 고민이 된다.

 이놈들이 동거하면서 각기 열매를 잘 맺을지, 아니면 어느 한 쪽이 비실거릴지, 그도 아니면 둘 다 부실한 삶을 살지 걱정이 된다.

 에라 모르겠다.

그도 너희들 팔자이니 그대로 살아라.

감자의 세력이 금방 커져서 땅콩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 뻔하지만 어쩌랴!

주인이 어느 한 쪽을 뽑아버리기가 애처로워 그냥 놔두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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