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이 왜 이래

2023. 5. 29. 18:39농사

 4월 중순에 파종한 120여 피땅콩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이다.
잡초와 검불 속을 살펴보니 몇 녀석들은 번듯하게 싹을 내서 모양을 갖추어가고, 몇 녀석은 흙이 갈라져 솟구치는 걸 살짝 들추어내니 연두색도 띄우지 못한 새싹을 겨우 만들기 시작했다.
있을 만한 자리에 올라오는 조짐이 없어 조심스레 갈쿠리호미로 살살 흙을 거두어내니 뿌리와 싹이 땅콩껍질을 뒤늦게 깨고 나오는 것들이 꽤있고, 피땅콩 그대로 변화가 없는 것들도 있다.
어쨌든 예상보다 발아상태가 좋지 못하여 겨우 60여개 쯤 제대로 자랄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대강 주변 잡초들을 뽑아내고, 뽑아낸 잡초들을 땅콩새싹 주위에 덮어주었다.

 외피가 얇고, 맛이 더 고소하고, 먹을 때 목 넘김이 좋은 여주 재래종 땅콩을 구하여 파종을 하였지만 성의 없이 대충 파종하는 바람에 발아율이 좋지 못해 영 찜찜하다.
모종으로 만들어 심을까하다가 귀찮아서 밭의 흙도 제대로 고르지 않고 껍질째 그대로 심은 게 실수였나 보다.
예비로 오십여 개 쯤 더 심어 보식을 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게으름으로 땅콩농사를 별 볼일 없게 만들고 말았다.
어쩔 수 없으니 살아나는 땅콩들이나마 공들여 키워야겠다.
농사는 역시 땀을, 정성을 요구한다.

  날씨가 약간 서늘하고 황사로 좋지 않다.
게다가 약간의 비소식이 있어 할일을 굳이 찾아서 할 것이 아니다.
기분도 별로이니 푸지게 늘어지는 날로 잡아야겠다.
  (`2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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