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0. 25. 00:49ㆍ마음, 그리고 생각
요즈음 마누라와 같이 영화를 꽤나 본다.
평생 마누라와 같이 영화를 본 게 몇 편이더라?
마누라와 만나서 알고 지낸지 삼십칠 년이 되는데 아마 스무 편을 같이 보지를 못한 것 같다. 좀 한심스럽다.
그런데 금년 시월 한달 사이에 ‘괴물’, ‘가문의 부활’, ‘라디오 스타’, ‘타짜’ 합이 네 편이다.
별 볼일 없이 그저 그런 영화도 있고 마음 짠하고 좋은 영화도 있었다. 분명한 것은 한국영화도 볼만하며 이젠 상당하구나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라디오 스타’는 돈 얼마 안들이고도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타짜’는 조금만 더 다듬고 세밀하게 구성을 하였으면 참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내가 영화 평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요사이 마누라가 하는 장사가 영 신통치 못하다.
추석 지나 북쪽 애들이 핵실험을 장난치듯이 한 이후로는 시장이 영 “말이 아니 올 씨다” 이다.
게다가 여기저기서 웃기는 놈들이 치졸한 장난을 하며 지도자노릇을 하고 있으니, 아무리 북쪽 아이들이 핵무기장난을 한다고 하여도 끄떡없이 생업에 종사하는 우리 훌륭한 국민들이라고 하여도 쉽사리 지갑을 열며 물건을 살 리가 없기 때문이리라.
북쪽 아이들이 핵무기를 만지작거리는 건 사실 큰 문제가 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한술 더 떠 내심 그놈들이나 우리가 벌써 가져야했지 않았나하고, 우리가 미사일기술을 더욱 정밀하고 힘이 있게 개발하여야 될 것이다 하며 생각의 방향을 살짝 트는 미묘한 사고를 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각자의 생각은 자유스럽게 하고, 또 그렇게 자유분방한 생각들이 결과적으로 발전을 도모하는 세상이니 그러한 사고들이 사회와 나라의 혼란을 야기하는 범죄가 되지 않는 한 비난을 받거나 처벌을 받지도 않을 일이다.
작금의 사태에서 핵이니 미사일이니 육자회담이니 뭐 그런 것보다 중요한 건 우리국민들이 혼란에 휩싸이지 않고 생업에 충실하며 나라발전에 기여하는 애국의 마음이 유지되도록 국가적인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여건은 여러 정치지도자들이 치졸한 사고와 행태를 벗어버리고, 권력의 단맛을 추구하는 더러운 욕심을 던져버린 후에 어떠한 사고와 행동이 국가를 위한 것인가를, 어떠한 봉사가 국민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만드는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하여 정치적 행동을 할 때에나 만들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러한 좋은 생각과 행동에 걸맞게 화합하는 언론과 국민들의 역할이 있어야할 것이다.
바닥시장이 좋지 못하여 맥이 풀린 마누라와 나는 다시금 초긴축재정으로 돌입을 하여야 할 것 같다.
어깨를 늘어뜨리며 한숨쉬며 지내지 말자고하며 기분 전환하러 영화관을 자주 찾았지만 영화는 잠시 잡념을 없애는 즐거움에 몰입을 줄뿐이고, 보고난 후에는 텅 빈 시장의 쓸쓸한 현실로 옮겨지는 발걸음은 역시 무거워진다.
그래도 마누라는 발걸음을 빨리한다.
주인이 가게를 지키며 그나마 이따금씩 들어오는 손님을 성의껏 맞이하여야 손님을 놓치지 않는다고 말이다.
먹고 살기위한 절실한 사고와 행동이다.
나는 마누라의 그러한 조바심과 안달하는 행동을 보며 웃으며 놀려댄다.
마누라 덕분에 나 같은 한량이 편하게 텃밭농사나 즐기며 산다고 말이다.
세계가, 아시아가, 시장이 어찌되건 나는 내일도 텃밭을 간다.
나쁜 바닥시장경기 때문에 마누라와 영화 보는 횟수가 줄어들기를!
그러나 느긋한 마음으로 마누라와 손잡고 좋은 영화를 골라보는 재미가 늘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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