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2009. 7. 14. 13:22돌밭의 뜰

 텃밭에서 뱀을 자주 본다.

산 아래에 연이어 있는 텃밭에 제초제와 농약을 뿌리지 않으니 여러 가지 벌레들이 산다.  게다가 연못이 있고 습한 도랑도 있어 개구리천국이다.

또, 텃밭에 날벌레, 벌레, 지렁이, 땅강아지 등이 보글거리니 두더지와 들쥐가 많다.

큰 돌로 경계축대를 쌓은 텃밭이고 잔돌을 쌓은 돌무더기가 여기저기 있는데다 먹을거리가 많으니 뱀이 살기에 좋은가보다.

텃밭에서 본 뱀은 살모사, 꽃뱀, 구렁이 등이다.

살모사는 맹독을 가진 뱀이라 특히 조심해야한다.

회갈색과 검은색으로 몸을 두르고 있어 밭의 흙과 쉽게 구별되지 않을 경우도 있다.


 텃밭에서는 언제나 긴바지를 입고 신발을 신는다. 기분이 께름칙하거나 잡초에 이슬이 맺혀있을 때에는 아예 장화를 신고 일하거나 돌아다니는 경우도 많다.

 농막 바로 옆이 개울이고, 둑은 돌 축대로 되어있고, 그 위쪽은 돌무더기가 연하여 있다. 내 농막 바로 위쪽에 개울가 옆으로 친구의 농막이 있다.

아무리 먹을거리 남기지 않고 다 먹고 설거지 잘해도 쥐들이 먹을 게 있나보다.

그래서인지 쥐 잡아 먹느라고 뱀이 자주 나타나나보다.

한 번은 구렁이가 컨테이너농막 창까지 올라와 들여다보는 통에 기겁을 한 적도 있다. 뱀은 어떤 종류이던 비호감이다.

농막에 골방 쥐가 들어와 겨우내 분탕질을 한 걸 보고 화가 잔뜩 나서 농막의 헛간과 돌 축대 아래 돌무더기에 봄철이후 세 달을 넘게 쥐약을 계속 놓았다.

쥐약 먹고 눈이 멀어 비실대는 쥐들을 뱀들이 먹었는지 뱀도 보이질 않는다.

지금은 텃밭의 먹이사슬을 깨는 것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를 몰라 한 달 넘게 쥐약을 사용하지 않고 농막주변을 관찰하는 중이다.


 텃밭 아랫집은 집 주위에 메리골드(그 집 주인은 금잔화라 부른다)를 잔뜩 심어 가꾸고 있다.

여러 가지 꽃들도 가꾸지만 제일 많은 꽃이 메리골드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어보니 뱀을 막기 위해서란다.

메리골드는 아주 강한 냄새를 풍기는 화초로 뱀이 그 냄새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 집에서 올해 뱀을 보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메리골드로 뱀을 쫓는다는 말에 메리골드 몇 뿌리 얻어다 농막 주위에 심어보았다. 꽃도 그런대로 예쁘니 가꾸어볼만하다는 생각이다.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텃밭 여기저기에 메리골드를 심어야겠다.

 내년에는 텃밭이 메리골드동산으로 변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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