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1. 09:25ㆍ마음, 그리고 생각
4월 말이 우리부부탄생 40주년이었다.
아들이 준비해 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결혼기념선물로 받아 오랜만에 좋은 뮤지컬을 관람하는 호사를 누렸다.
이왕 고급무대를 즐기는 데 점심 또한 어울리게 이태원에서 분위기 좋은 맛집을 찾아 아내가 좋아하는 파스타와 피자로 눈과 혀와 배를 행복하게 하는 외식을 즐겼고, 두 시간 반의 멋진 무대를 흠뻑 즐겼다.
난 이따금 좀 졸기도 했지만,
브로드웨이 최고급에 속한 배우들의 깊이 있고 멋진 열연을 하나라도 빼놓지 않으려는 듯 아내가 한 번도 눈을 깜빡거리지도 않고 귀기울여가면서 내내 집중하며 넋을 빼고 감상하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잘못해준 나의 부족한 아내에 대한 봉사와 배려를 뒤돌아보게 되는 걸 공연 내내 느꼈었다.
내가 좀 더 시간을 내고 아내가 좋아하는 걸 같이 즐기면 아내가 더욱 좋아할 텐데 그걸 제대로 그리고 많이 못해왔으니 참!
이제 칠십이 다되어가는 마당에 그걸 아직도 모르고 예술에 무식하게 살아 왔으니 참!
그런 걸 제대로 모르고 이따금 아내와 같이 문화예술을 즐기면서 허투루 좋다고만 하였고, 같이 흠뻑 즐기면서 인생살이의 행복을 마음속 깊이 더욱 더 많이 느끼면서 살 수 있는 참다운 여유를 가지질 못했으니 참!
점심때 시간이 많아 이태원 길을 좀 걸었다.
거리의 상점에서는 낮이라 그런지 예전 같은 활기를 느끼지는 못했으나 여러 외국인들이 그런대로 많이 눈에 띄었고, 점심때여서 그런지 비싸지 않고 맛있는 유명한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에서는 젊은이들이 붐비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거리는 상당히 깨끗하게 유지되는 모양이었고, 예전보다 부티 나는 동네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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