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이랑 만들기

2007. 4. 30. 00:21농사

 

매실 백여 그루와 왕벚나무 오십 여주, 그리고 여타 과실나무 이십 여주를 널찍하게 심고도 아직도 일구어야할 돌밭이 이백 여 평은 더 남은 듯하다.

작년까지 만들어 놓은 텃밭은 쇠스랑과 삽질을 하기가 쉬워 콧노래를 부르며 밭을 손보지만, 새로이 만드는 밭이랑은 온 몸이 아프게 하루 종일 일하여도 이십 여 평을 만들기도 어렵다.

온통 돌투성이라 골라내고, 캐어내고, 쌓아놓는데 허리가 끊어진다.

동네 촌로에게 텃밭 좀 갈아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어도 번번이 거절이다.

경운기로타리 날이 부러지면 새로 사준다면 몰라도 말이다.

원래부터 기계 없이 농기구만으로 텃밭농사 하겠다고 마음먹은지라 올 봄부터도 밭이랑 만드느라고 정신이 없다.

감자, 땅콩, 대파, 쌈으로 먹는 채소 등을 바쁘게 심어대고, 미니비닐하우스에 박과 종자 열 가지 모종하는 중에 틈틈이 만드는 이랑이지만 한번 만들기 시작하면 서너 시간은 쉴 틈이 없이 중노동이다.

아무리 농사짓기를 운동 삼아서 한다고 하여도 분명 삽질과 쇠스랑질, 쇠갈퀴질은 운동이 아니다. 욕심이 지나치기 때문이리라.

텃밭 위쪽으로 중간에 도랑을 길게 내고 도랑 위 아래로 밭이랑을 새로이 만든다. 귀퉁이에는 돌멩이를 쌓아놓는다.

깨끗하게 그리고 아담하게 만들어진 밭이랑에 눈은 즐겁지만 허리와 손목은 죽겠단다.

노란 호박고구마 이백 포기를 심을 밭이랑을 다음 주에는 완성하여야한다.

텃밭농사도 계획과 실적을 따져야 맛이니 게으름만 피울 수는 없는 것이다.

수확의 기쁨 아래에는 굳은살이 박혀있는 거친 손의 아픔이 있어야하는 것이다.

* 열 댓 평 밭이랑에 돌무더기 열 삼태기


* 모양만 잡고 손은 아직 못 대고... 쑥대밭으로 되기 전에 삽질해야 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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