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7. 17:35ㆍ마음, 그리고 생각
제천텃밭에서 놀다가 귀가한 지 열흘이 되어가니 몸이 근질근질하다.
수도계량기와 파이프가 동파되지 않도록 단속하고, 마늘과 양파 밭도 월동준비를 하고 왔으니 딱히 텃밭에 일하러 갈 일이라고는 없다.
노는 일하러 간다고 텃밭에 가기에는 수도를 끊은 것 말고도 난방에 취약한 농막도 문제이니 쉬운 일이 아니다.
텃밭은 요즈음 최저기온이 영하7도 내외이고 이 번 주에는 영하10도까지 추워질 것이라는 예보를 보니 텃밭에서 편하게 지내기는 글렀다.
요새는 코로나가 더욱 기승이고 주변의 사람들 모두가 움츠러들어 마음 편한 모임을 가질 수가 없어 계속하여 집에 머물며 지낸다.
일 없이 멍하니 지낼 수 없고, 땀 흘려 할 일도 없기에 손에 잡힌 법정스님 법문집인 “일기일회”를 다시 읽고 있다.
그 중 2007년 4월 법회에서 청중들에게 숙제를 하나 내주었는데,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라는 책을 읽어보라는 것이다.
10여 년 전에 “일기일회”란 책을 사서 두 번 읽었을 때에도 그냥 지나쳐버린 숙제가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눈길이 딱 붙어버렸다.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는 절판이 되어 중고서적을 사서 읽고 있는데, 법정스님이 왜 열독을 하였는지 바로 이해가 된다.
법정스님은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인간들이 해야 힐 일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일깨워 준다고 하였고, 피에르 라비 같은 사람들이 바로 우리나라에 필요하다고 하였으며, 우리들 곁에 피에르 라비 같은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좋겠느냐고 생각을 했을 정도이다.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는 과소비, 과욕, 환경파괴, 인류애, 신토불이, 화학비료와 농약의 폐해, 토종종자보존, 자연친화적 농업 등에 관한 폭 넓은 이해와 경각을 쉬운 말로 역설을 한 책으로 지금 한창 정독을 하는 중인데, 농사를 하는 우리들이 꼭 차분하게 읽어 볼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책이라 해서 잘 팔리지는 않는 것 같다.
절판이 되어 고물을 구해 읽을 수밖에 없는 좋은 책도 있는데,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가 바로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