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감자재배

2019. 6. 11. 11:31삶의 잡동사니

 2월 중순에 아파트 베란다에서 토종고추 씨앗을 심을 때에 화분에 장난삼아 씨감자 한 알을 심었었다.

3주가 지나자 감자 싹이 손톱만큼 크게 자랐고, 오월 중순까지는 50여 센티미터까지 자란 줄기는 더 이상 크지 못하고 병이 들었는지 아니면 영양부족이나 햇빛부족인지 비실거리고 크지를 않았다.

오늘 줄기를 잘라내고 아내가 좋아하는 로메인 상추모종이나 옮겨 심으려고 화분의 흙을 파보니 감자가 몇 알 나왔다.

손자녀석 주먹보다 작은 감자가 몇 알 나온 것이 아내와 심심할 때 먹을 만한 양이다.

화분흙에 돌멩이가 없어서인지 텃밭에서 얻는 감자보다 매끈하다.




 지금 베란다는 로메인상추가 여러 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튼튼하게 자라던 칠성초 한 놈을 주인의 무식함으로 황천길을 보낸지라 베란다 텃밭은 베란다 상추텃밭으로 바뀌었다.

제천텃밭의 야생성이 너무 강하여 자주 가기를 싫어하는 아내에게 채소가꾸기의 재미를 조금이라도 붙여주기 위해 아내가 좋아하는 로메인 상추모종을 텃밭에서 떠와서 심은 게 여덟 놈이니, 아내 혼자 어쩌다 상추 잎 따서 먹을 양은 되겠다.

지금은 뿌리에 상처를 입어 시들하지만 며칠 지나면 텃밭에서의 싱싱함을 회복할 것이고, 몇 놈 기력이 회복되지 않으면 다시 몇 놈 텃밭에서 이사시키면 된다.




 아파트 베란다에 채소를 제대로 키우는 일은 쉽지 않은 것같다.

베란다에서 재배하는 채소는 채광, 흙의 비옥도와 습도유지, 바람, 온도 등의 조건이 자연상태와 다르므로 잡초와 함께 싱싱하게 살아가는 내 텃밭의 채소와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허약한 채소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열악한 조건이지만 애지중지하여 재배하면 최소한의 결실이라도 얻어 보는 재미를 볼 수 있으니 집안에 조금이라도 여유공간이 있다면 작은 취미로 가져볼만한 일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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