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18. 18:20ㆍ손자녀석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손자녀석은 한글을 그린다.
글자를 그리는 순서나 방향이 제멋대로다.
글자를 그리면서 쓸 때에 쓰여 진 글자를 보면서 그리지 않고 녀석의 머릿속에 담겨있는 글자를 꺼내어 그려내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우습다.
엄청난 수효의 글자를 머릿속에 담아놓고 있는 게 신기하다.
글자의 구성과 발음의 원리라는 것을 모르고도 글자를 그리면서 쓰는 것이 예전에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한글을 깨우치던 방법과 달라 이상하다.
요즘의 어린이들 거의 대부분이 TV나 유튜브 등의 영향으로 유치원선생님에게 배우기도 전에 스스로 한글을 깨우치니 반세기쯤 더 지나면 애기가 태어나면서 바로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만하다.
웃기는 것은 녀석이 책을 곧잘 읽는다는 것이다.
내가 보는 책을 읽으라고 해보니 숨을 들이키고 내쉬면서, 쉬거나 연이어서 읽는 모양이 그런대로 매끄러워 신통스러울 정도다.
아들이나 며느리에게 손자녀석을 요즘 학부형들이 하듯이 모든 방면에 수재가 되는 것처럼 기대하거나 힘들게 억지로 교육을 시키지 말고 밖에 나가 또래들과 잘 어울리며 놀면서 인성이 제대로 잡히도록 치중하라고 말했지만 내 요구대로 꼭 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녀석이 공부보다는 밖에 나가 놀며 운동하는 걸 더 좋아하고 그에 관한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니 난 흡족한 마음이다.
부모들이 무리를 해가면서 아이들을 남 보기에 부러울 정도의 수준인 올라운드플레이어로 교육시키면서 만족하는 것은 아이들의 장래를 망치는 지름길임을 부모들이 알아야하는데 대부분이 그렇지 못하니 내 손자를 바라보는 입장에서도 걱정이 많다.
잘못된 국가교육정책이나 돈벌이하는 이들의 상업적 교육의 영향으로 부모들이 나라의 장래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의 인성함양에는 별무관심이고 그저 바쁘게 아이들을 다그치며 엉뚱한 교육으로 학대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나의 손자가 그러한 잘못된 교육의 대상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아무리 아들과 며느리가 내 뜻에 동조를 한다 하더라도 요새 같은 세상 굴러가는 현상에 휘말리지 않는다고 안심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어린 손자가 조숙하지 않고, 약아빠지지 않고, 나이에 맞게 천진난만하고 바른 인성을 갖추어가기를 바란다.
*손자녀석이 나와 아내의 생일에 선물한 축하카드
*우리 집에 방 하나를 손자녀석에게 빼앗겼다. 그러나 코로나사태로 한 달에 한두 번 만나볼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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