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미는 익어가는데.....

2012. 9. 25. 11:21마음, 그리고 생각

 

 인천저축은행 주차장 한쪽 구석에 수세미를 심었다.

자라는 수세미를 그냥 놔둘 수 없어 고추 지줏대를 연결하여 타고 올라가게 했다.

거름을 듬뿍 먹어서인지 그 세력이 꽤나 좋다.

도시사람들이라 그런지 누구 한 사람 수세미를 따는 이가 없다.

나라도 수세미를 따서 효소를 만들어볼까 했지만 그냥 보는 게 좋아 손대지 않고 여름을 지냈다.

 

                                                               아직도 수세미는 꽃을 피우고....

                                                               수세미와 능소화의 동거

 

 이따금 올려다보면 더위도 잊고 푸른 잎이 눈도 시원하게 씻어준다.

추분이 지나서일까?

다 익어서 툭툭 치면 껍데기가 떨어져 나가고 까만 씨앗도 빠질 것 같다.

저 수세미를 보면서 텃밭 농막 창 위 그늘망을 타고 싱싱하게 매달렸던 수세미를 생각해본다.

가을바람이 시원하게 부니 텃밭의 가을 정취가 자꾸 눈에 아른거린다.

 

 텃밭으로의 귀향은 아마도 3년이 더 걸려야 될 것 같다.

인천저축은행에서 일 한지가 만 삼년이 되었다.

 

 

 

 이 번 주총결과 저축은행장 일을 한 번 더 하게 되었다.

그런데,

나이 많아 일을 계속한다는 기쁨 보다는,

내가 인천저축은행을 떠날 때 기쁜 마음으로 떠나야 한다는 부담이 더 크다.

지금도 계속되는 저축은행사태로 저축은행을 경영하는 이들의 마음이 불편하고,

주변에는 아직도 고난을 치르고 있는 저축은행 관련 인사들이 많아서일까?

 

 대표이사직을 연임한다 해서 마냥 마음이 편하고 즐거운 건 아니다.

인천저축은행도 많은 저축은행들과 마찬가지로 혼쭐이 났다.

이 번 결산에서 21억 원의 손실을 보았다.

 부실 PF대출로 인한 어려움을 전 임직원의 노력으로 극복하였지만,

연이은 저축은행사태로 영업환경이 엄청나게 어려운 처지에 있기 때문에

잠시라도 마음을 놓거나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다.

앞으로 1년이 더욱 중요한 기간이다.

 

 이 번 결산결과 주주님들의 별도의 증자 없이 영업을 하게 되어

지난 번 주총에서 한 약속을 지켰지만 그 것만으론 매우 부족하다.

이 번 기에서는 반드시 이익실현을 하여야 한다.

지금까지보다 더욱 열심히 일할 임원들과 직원들이 있기에 반드시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청명한 가을하늘을 바라보면서

내년 이 쯤에는 인천저축은행의 늘어난 자기자본을 보면서

미소짓는 모양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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