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는 익어가는데
2007. 6. 11. 17:02ㆍ삶의 잡동사니
텃밭 아래에 뽕나무가 한그루 있다.
가지치기를 하지 않아서인지 잎이 작고 열매인 오디도 작은 편이다.
아랫집의 제초농군인 할아버지가 생존해 계실 때에는 할아버지의 군것질거리로서 손색이 없던 오디가 풍성하게 열려 땅에 떨어져도 따지를 않았는데, 지금은 할머니마저 텃밭을 떠났으니 오디를 따서 먹을 사람이 나 말고는 없으니 내가 오디를 딸 수 밖에 없다.
한낮에 물끄러미 농막 아래를 내려다보니 까맣게 익어가는 오디가 눈에 들어온다. 냄비를 들고나가 맛있게 익어가는 까만 오디를 풍성하게 따서 노래를 부르며 돌아왔다. 혀와 왼손가락이 오디로 물들었다.
한참을 먹다보니 과실주용 소주를 사다놓은 기억이 난다. 한 되짜리 35% 소주이니 오디를 말리지 않고도 오디술을 만들 수 있다.
오디와 설탕을 버무려 만들어도 좋지만 독한 소주와 섞어놓으면 아주 쉽게 맛좋은 오디술을 만들 수 있다.
오디술 두되가 만들어졌다. 두어 달 지나고 맛을 볼 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