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텃밭정원

2019. 5. 18. 22:31돌밭의 뜰

 자연농법으로 가꾸는 텃밭에 정원의 개념이 포함되어 자연적인 모양으로 유지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부터는 텃밭에 자연적으로 자라고있는 여러 가지의 잡풀들도 나름대로 그 가치를 가지게 된다.

더구나 잡풀들이 농사에 방해가 되는 해로운 존재가 아니고 오히려 도움이 되는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유지되고 적절히 제어됨으로써 텃밭에 필수적인 존재가 되고 나서부터는 텃밭정원의 당당한 구성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농막에서 본 뒷산

 

굳이 남들처럼 돈을 들여 구해다 심는 예쁜 꽃들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닌 투박한 정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으로 산 아래 텃밭에서 자생하는 잡풀들의 꽃들을 찾고 보호하며 모양을 유지하다보면 인위적인 냄새가 짙은 꽃밭과 정원에서 한 차원 높은 자연적이면서 푸근한 마음이 드는 텃밭정원을 가꾸어 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해본다.

어설픈 자연농법으로 하는 농사를 하다 보니 텃밭은 잡초 밭이 되어가고 잡초들은 작물과 친구들로 어울리고 있으며, 자연적인 냄새를 좋아하는 텃밭주인의 특별한 보살핌을 받기도 하고 나름 농사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텃밭정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여러 가지 생명체의 혼재와 어울림이 변해가는 계절과 함께 텃밭정원이란 작은 세계에서 아주 중요한 볼거리와 마음의 평화로움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음을 알게 된다.

무궁화나무에 잎이 돋아나서 자라기 시작하는 봄철이어서 씨앗 뿌리는 바쁜 날이어야 하는데도 심한 가뭄에 파종을 미루고 텃밭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구경삼아 들여다보는 느긋한 시간을 보내었다.

*바람결에 흔들거리는 미루나무와 애기똥풀

*두충나무 아래에 정자를 언제나 만들까...                                          

*텃밭에 바라본 용두산                                                               

*돌탑외등에 담쟁이덩굴이 무성하게 붙었다                                        


새벽한기에 난로를 다시 지피는 때이기도 하지만 한낮에는 더위로 일하기가 어려워 그늘에서 편한 자세로 늘어지며 더욱 푸르게 변해가는 숲을 바라보기만 하는 나태함을 즐기는 맛 또한 좋은 계절이다.

*겹벚꽃이 아직도 달려있다                                                          

*텃밭입구 그늘에 볼거리가 생겼다                                                  


다행히도 조만간 비소식이 있다는 소리에 몇 가지 작물들을 서둘러 심으며 흙냄새를 맡아보았다.

*가지 몇 놈, 미나리꽝에 미나리싹 몇 개, 고구마 두 단, 덜 매운 고추 한 판, 토마토여섯 놈, 작두콩 열 놈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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