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 10. 15:11ㆍ농사
작년여름에 텃밭의 이웃으로부터 제천의 토종대파라고 자랑하는 말과 함께 토종대파모종을 반 판 얻었었다.
작년에는 초봄에 구입한 대파 씨를 뿌려 자란 대파를 주로 수확하여 먹었고, 토종대파는 뒤늦게야 거두어 먹었었는데 그 맛이 유달리 좋아 애용을 하였었다.
일찍 온 추위로 텃밭을 일찍 정리하는 바람에 대파들은 흙이나 검불도 덮지도 않은 채 방치를 했었다.
* 구입한 씨앗으로 심은 월동대파
* 토종대파의 월동
이번에 텃밭에 가서 찌개를 끓이는데 필요한 대파를 캐내어보니 내가 모종내어 심은 대파는 얼어버리고 물러버린 줄기로 먹을 게 별로 없는 빈약한 몰골이었고, 토종대파는 뿌리와 줄기가 실한 모양이었고 달콤한 맛이 유별났었다.
종묘상에서 대파씨앗을 무심코 사면 대부분 대파씨앗은 중국이나 남아공 등 외국산이고 토종씨앗은 눈에 띄지를 않는다.
봉지에 큼직하게 인쇄된 모양 좋은 대파를 보고 별 생각 없이 한 봉지 사기 마련인데, 농사하는 지역에서 예로부터 적응한 토종대파종자를 굳이 사려면 그리 쉬운 건 아닌 것 같다.
개량종이나 외래종이 농사짓기에 좋다고 인정되고 선전되어 일반적으로 대량으로 재배되는 현실에서도 우리나라 각 지역마다 사려 깊은 농군들이 그 토종작물을 유지관리를 하여 조금씩이나마 그 명맥을 이어가는 것을 접할 때에는 우리나라 농업관련기관들의 무능을 한심스럽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 보다 토종씨앗을 유지하는 현명한 농군들을 새삼 존경스런 눈으로 쳐다보게 된다.
우리들의 미래를 지켜줄 토종씨앗의 유지와 관리는 마땅히 정부기관에서 체계적으로 하여야 할 터인데 부분적인 것은 보아 왔지만 전체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육성보급은 찾아보질 못하였다. 참 한심한 농정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이른 봄에 찾은 텃밭에서 토종대파의 월동능력을 확인하였고, 그 월동능력의 근원인 듯한 대파뿌리의 크기도 확인하였다.
우리가 시장에서 사먹는 대파뿌리는 한 뼘 길이나 될까?
어느 경우엔 노루꼬리처럼 달린 대파뿌리나 아예 싹둑 잘라낸 대파뿌리로 대파는 그렇게 생긴 것으로나 알고 지냈는데, 텃밭에 심어진 토종대파뿌리에 대파의 종자까지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진을 아내에게 보내니 토종대파뿌리 잘 캐내어서 한 바구니 수확하란 엄명을 내린다.
맛국물 만들기의 최고품인 토종대파를 텃밭에서 제대로 얻음에 아내의 입가가 올라갔다.
* 농막에서 뿌리째 넣고 푹 끓인 쇠고기 대파탕
20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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