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8. 22:32ㆍ마음, 그리고 생각
성균관이 올 추석상차림을 9가지로 하면서 전을 부치지 않아도 된다면서 추석 차례상 표준안 진설도를 발표하였다.
제례를 지내는 것은 유교 이전부터 인류의 공통이 되다시피 한 신앙이나 조상숭배의 한 형태로서 행하여지던 예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의 제례는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일정한 틀이 형성된 것이고 성균관이 큰 틀로 주도를 하여 온 것은 인정할 수 있으나 성균관이 무슨 법의 형태로 정하는 것이 아니며, 각 가정에서 행하여지는 제례를 간섭하는 권한이 있어서 이러쿵저러쿵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생각이지만 성균관의 제례표준상차림이 잘못된 것이라고 보지는 않고, 지금의 세상에서 차례상차림이 많은 부작용을 낳는 형편에서 그것을 참고하며 배워야 할 것으로 인정을 한다.
그렇지만 성균관이 간과한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제례상차림은 조상님들에 대한 공경의 마음에서 하는 것이지만, 그 외에 제례를 지내는 식구들이 부족함이 없이 식사를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식구들의 식사량에 맞추어 여러 음식을 준비하여야 할 것이며, 집안의 능력에 따라서 가짓수의 다소와 양의 대소가 정해질 수 있는 것이니 굳이 무조건적으로 간소하게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례를 지내는 집안의 사정에 따라서 상차림에 정화수 한 잔을 올리고 예를 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이해를 하고, 푸지게 상다리가 휘어지게 제례음식을 차린다고 허례허식이고 낭비라고 쉽게 비난할 일이 아닌 것이다.
성균관이 해야 할 일은 제례는 집안의 사정에 따라서 낭비와 허례허식을 말고 검소하게 하되, 식구들이 만족스러울 만큼의 음식장만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지도를 하면 족할 일이라고 본다.
요즘같이 외식을 선호하는 집안에서는 제례상차림은 지극히 간소하게 다과 정도의 차림으로 제례를 하고 음식점에서 가족들의 식사를 해결하는 방법도 좋은 일이라고 지도를 하면 될 일이다.
아내는 한가위상차림으로 한창 바쁘다.
아내는 우리가족들이 풍성하게 집에서 음식을 나누며 선조를 기리는 것을 즐거워한다.
며느리를 부리거나 아들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우리부부가 정성을 다하여 명절과 기제사의 상차림을 잔치하듯 하는 것을 좋아한다.
낭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성을 다하여 즐기는 마음으로 하니 차린 음식은 알뜰하게 남김없이 가족들의 뱃속으로 들어간다.
자주 볼 수 없는 가족들이 명절이나 부모님들 기제사 때에 풍족하게 지내며 즐거운 만남을 하는 것에 어찌 상차림의 규모를 논하겠느냐?
문제는 상차림의 올바른 규모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 들어 갈수록 살림규모가 자꾸자꾸 줄어가니, 제례상차림의 규모가 점차 줄어들어 우리부부의 마음이 점점 더 허전해가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