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도 못 놀아
2005. 7. 3. 10:51ㆍ삶의 잡동사니
시골만 가면 늘어지게 낮잠도 자고 빈둥거려 보겠다고 늘 마음을 먹어 보지만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는 되지 않는다.
본시 낮잠을 자지 않고 밤잠을 집중해서 자는(업어 가도 모를 정도) 체질이다.
점심 먹고 침상에 누웠다가 밭 위쪽 산에 누워있는 소나무가 생각이 났다.
조경업자가 큰 소나무를 캐어 가려다 실패를 하고 그냥 버려 놔두어 보기에도 싫었고, 한편 그것도 재산이며 더 놔두면 썩어버릴 터 인데 하며 어찌할찌를 궁리했었다.
점심 먹고 난 뒤 장대비가 잠깐 그친 때에 그 소나무 생각이 나서, 막톱을 가지고 올라가 큰 놈으로 두 동강이를 베어냈다.
톱질에, 100여 미터를 끌고 오랴, 온 몸에 흐르는 땀으로 옷이 물수건이다.
껍질을 벗겨 컨박스 아래 간이선반에 비 맞지 않도록 모셔두었다.
잘 마르고 나면 멋진 통나무 벤치가 만들어질 것이다.
해 진 저녁에 앉아 풍광을 즐기거나 누워서 덤벨과 아령을 할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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