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확
2009. 5. 12. 13:00ㆍ농사
텃밭은 올해 들어 드나든 지 달포가 되지만 텃밭에 심은 작물은 이제 처음으로 거두었다. 아니, 거두었다기보다는 솎아낸 걸 맛보았다거나할까?
배추와 무를 심은 지 한 달이 되었는데 텃밭에 기온이 오르고 나서 싹이 늦게 틘 관계로 무와 배추를 이제 겨우 솎아낼 정도가 된 것이다.
배추와 무를 각기 한 평 좀 넘는 면적에 심은 것이 싹이 늦게 나고 그간 가물어 자란 크기도 별 볼일이 없는데다가 웬 벌레가 벌써 생겨 구멍을 숭숭 뚫어놨으니 볼품이 더욱 없다.
솎아낸 것이 한 바가지나 되려나? 볼품없는 수확물이지만 그냥 버리기는 아까워 다듬고 씻은 다음 끓는 물에 살짝 데쳤다.
된장을 풀고 멸치를 넣어 푹 끓여내니 지친 몸에 엇어진 입맛을 살려내기에 그런대로 충분하였다. 몇 끼를 배추무국으로 해결하고, 나머지는 한 줌은 물을 짜내고 냉동을 시켰다.
솎은 무, 배추 밭은 호미로 풀을 매주고 푸욱 발효된 오줌액비를 아낌없이 뿌려주었다.
귀가하는 때에 맞추어 비가 내리니 거름의 효과가 아주 좋을 것이며 다음번 텃밭에 갈 때면 한 뼘은 족히 넘게 자랄 것이다.
거둔 것을 집에 가지고 갈 것도 못되는지라 한 뼘 자란 부추를 처음으로 근 반 정도 거두고, 취나물 한 줌을 더하여 바구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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