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12. 23:43ㆍ농사
일찍 부지런을 떤다고 화답하며 작물들이 쑥쑥 자라지는 않는 것 같다.
모든 생명들은 때에 맞추어 태어나고 살고 죽는 것이니 인위적으로 그 시기와 종기를 만드는 것은 자연을 거스르는 것이니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제철에 나오는 과일들과 채소들이 점차 없어지며 혼란스러워지니 제철의 맛을 앗아가 버리는 농사기술과 상혼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추위가 가시기 전에 씨앗을 심는다고 빨리 발아가 되고 빨리 크는 것이 아니다.
땅의 기운이 오르고 물기가제대로 주어질 때에 밭으로서의 구실을 하게 되고 제대로 된 밭에 뿌려진 씨앗들이 생명을 얻게 되나보다.
밥맛을 돋게 할 완두를 두 이랑 심었는데 싹이 예쁘다.
두 이랑 먼저 심은 검정찰옥수수가 싹을 올린다. 옥수수 닮은 닭의장풀이 옆에서 옥수수인 양 폼을 잡았다.
단호박 구덩이 다섯 개 만들었다. 싹이 모두 양호하나 한 녀석만 살릴 것이다.
애호박으로 먹을 마디호박도 세 구덩이 모두 모양 좋게 올라왔다.
다음 주에 솎아내고 텃밭 여기저기에 자리를 잡게 될 청상추들이다.
60 여 평에 심은 땅콩은 심은 지 4 주가 지났는데도 이런 놈들이 태반이다. 흙덩이들 올린다는 건 성공작이다. 빨리 올라온 녀석들은 반이 안 된다.
제일 먼저 3월말에 심은 수세미는 졸작이 되려나보다. 아직도 나올 기미가 없는 구덩이가 네 구덩이나 된다.
냉해로 잎이 돌아가신 호박고구마가 어렵게 새싹을 올려가며 살아나고 있다. 호박고구마모종 네 단으로 풍년을 꿈꾸고 있다.
아욱과 근대도 먹을 만큼 심었다. 이 녀석들은 좀 더 자라면 비 오는 날 정식을 하려한다.
아욱 근대와 같은 날 파종을 했는데 소식이 없다. 다음 주엔 솟아오르겠지.
감자밭이랑에 삼십여 포기 싹을 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