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13. 13:30ㆍ삶의 잡동사니
엉터리 취미농군이 텃밭에서 몇 시간씩이나 일을 하다보면 중노동단계로 가기 십상이다.
저녁에 지쳐서 겨우 목욕을 하고 피곤한 몸 풀려고 술 마시고 잠을 잔다면 텃밭 가꾸기의 즐거움은 이미 떠나고 없는 것이다.
그렇게 재미없는 노동하여 먹을거리를 얻는 것은 아주 미련한 일이다. 차라리 유명백화점 유기농코너에서 비싼 것으로만 골라서 사 먹는 것이 경제적이며 현명하다고 본다.
농사하는 즐거움은 농사과정과 수확에서의 즐거움을 고루 느끼는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농사과정은 걸핏하면 재미없는 노동으로 전락되기가 쉽다. 왜냐하면 삽, 곡괭이, 쇠스랑, 호미, 낫 등을 손에 쥐고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을 사용하며 그것도 장시간을 움직이는 노동을 수시로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텃밭을 점령한 잡초를 토벌하기 위하여 예초기를 하루에 두세 번씩 돌리는 날이나 인분주를 텃밭에 뿌리느라 지게를 지고 열댓 번을 오가게 되는 날이면 취미농군은 이미 노가다의 수준에 다다른다.
그런 단순한 농사는 도시인에게 한 두 번이라면 모르겠지만 즐기는 대상으로서의 농사가 될 수 없는 것이다. 텃밭농사가 고달프면 안하는 것이 정답이다.
텃밭농사를 즐기는 방법을 취미농군이 스스로 개발을 하여야 텃밭농사를 계속유지하고, 싫증을 느끼지 않고 전원생활을 재미나게 할 수 있는 길로 걸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취미농군은 몸이 축날 정도로 텃밭 일을 하면 안 된다.
어쩌다 몸속의 노폐물을 시원스레 빼내는 건 상쾌한 일이지만 적절한 수준을 벗어나면 고역이다.
취미농군에겐 두어 시간 땀 흘리고 나서 막걸리나 맥주 한 컵을 맛나게 그리고 시원하게 마시면서 살맛나는 상쾌함을 느끼는 정도의 땀을 흘리는 것으로 족하다.
취미농군은 한 시간을 넘겨가며 헉헉거리며 숨 몰아쉬면서 힘든 일을 하거나 텃밭에 쪼그려 앉아서 호미질을 오랫동안하며 무릎이 아플 정도로 일을 하면 안 된다.
그런 농사를 하면 텃밭농사로 인한 노동의 즐거움은 바로 떠나가고 한 철 텃밭농사 하고나선 호미자루를 팽겨 쳐버리게 될 것이다.
쏟아지는 장대비에 텃밭이랑이 망그러진다 하여도 무리할 일이 아니다. 텃밭이 밥 먹여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망가진 텃밭은 노래 부르며 삽질하며 고치면 될 일이다.
텃밭에서 며칠 지내다보면 아무리 노동의 시간과 강도를 마음먹은 대로 관리한다고 하여도 몸의 이곳저곳이 뻐근하기 마련이다. 그대로 놔두면 통증이 계속되고 몸의 전체적인 컨디션이 나빠진다.
매일 잠자기 전까지는 적절하게 풀어주면 다음날이 상쾌해진다.
텃밭에서(집에서도) 즐겨하는 스트레칭 몇 가지
* 앉거나 선 자세로 목을 최대한 크게 좌우로 회전시킨다. 오른쪽으로 30회, 왼쪽으로 30회 한다.
* 앉거나 선 자세로 두 팔을 옆으로 뻗은 후에 크게 돌린다. 앞쪽으로 30회, 뒤쪽으로 30회 한다.
* 다리를 벌리고 두 손을 깍지 껴서 손바닥이 하늘로 향하게 쭉 뻗은 다음 옆구리 쪽으로 최대한 구부린다. 좌우로 교대하여 10여초 이상씩 뻗치고 앞뒤로도 한다. 이때에 다리는 구부리지 말아야 한다.
* 앉은 자세에서 발바닥을 맞대게 하고 맞댄 발을 몸쪽으로 끌어와 닿게 한다. 양손으로 발을 감싸주고 양 무릎이 방바닥에 닿게 한다. 이때에 윗몸을 최대한 꼿꼿하게 한다. 5분 이상 지속시킨다.
* 바닥에 앉아 다리를 모아 앞으로 뻗고 윗몸을 최대한 구부려 손목이 발가락 위에 오도록 한다. 양손으로 발바닥을 밖에서 감싸준 상태로 유지하여도 좋다. 5분 이상 지속시킨다.
* 앉은 상태에서 발을 뻗고 두 발을 최대로 벌린다. 그리고 몸을 앞으로 굽히며 손으로 각각 발가락을 잡는다. 몸을 최대로 굽혀 이미가 바닥에 닿도록 하기도 한다. 이따금 오른손을 왼발에, 왼손을 오른발에 닿도록 교대하며 행한다.
* 가부좌를 하고 편하게 심호흡을 한다. 부처가 되는 마음을 가지고 잡념을 없애도록 노력한다. 마음의 고요를 느끼지 못하면 이따금 양팔을 뒤로하여 깍지를 껴서 뻗치고, 그 상태로 입술바닥에 닿도록 하고 깍지 낀 손을 앞쪽으로 뻗는 동작을 한다.
*** 제가 텃밭에서 매일 하는 스트레칭입니다. 각자 몸의 유연성이나 취향에 따라 스트레칭의 방법을 정하면 되겠지요. 마지막의 가부좌 자세이외엔 아무렇게나 순서를 정하여도 좋겠지요. 몸을 기분 좋게 풀고 자면 꿀맛 같은 잠을 자게 됩니다.
텃밭의 노동은, 특히 취미농군에게는 생각하기에 따라서 그리고 노동의 방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즐거운 운동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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