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생활이 예전 같지 않아

2016. 5. 9. 20:24밭 만들기

  본격적인 텃밭생활을 준비 중이지만 생각지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탓에 농막을 다시 손봐야하는데, 그보다도 공동구역에 있는 농막을 내 텃밭구역으로 이전해달라는 친구의 요청에 따라 작업을 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농막에 부속되어있는 화장실, 목욕실, 창고 등을 농막과 분리하여야하고,

수도와 전기인입선 설치를 새로 해야 하며,

그에 앞서 컨테이너농막의 자리를 잡는 기초 작업이 쉽지 않다.



   어차피 내 구역으로 이전해야 될 것인데 아무렇게나 편히 아무데나 놓고 농막을 쓸 수는 없기에 자리를 잡고, 농막기초를 제대로 하는 작업이 만만하질 않다.

이전작업을 쉽고 편하게 하려면 돈 주고 남을 시켜서하면 되지만 그럴만하게 돈이 넘치는 인생도 아니고, 내 스스로 하는 재미를 알고 능력이 있다고 느끼기에 처음부터 내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데…….

 

  13년 전에 텃밭생활 시작했던 거와는 영 딴판이다.

나이가 더 먹고 힘이 달려 노동력이 예전과 같지 않고, 육체노동을 6년간 잊고 산 탓에 머리만 굴리고 몸이 바로 따라주지 않으니 짜증이 날 때도 많다.

그래도 땀 빼고 몸 움직여가며 무언가 만드는 게 재미라고 즐길 줄 아는 천성이라 하나하나 해 가지만 속도가 마냥 느리다.


* 텃밭에서 나온 돌을 활용해 농막기초를 쌓는 중


  돌덩이 굴리고 돌 쌓는 와중에도 텃밭에 뭔가 길러야하는 조급증에,

돌 많아 이웃 농사꾼이 경운기로 갈아주지도 않는 묵밭이 된 텃밭의 이랑고랑을 짬을 내가며 새로 만들어가느라 쇠스랑을 휘두르고 삽질하면서 몸살이 나기도 하고 다치기도 한다.

어제는 농막 밑에 쌓는 돌덩이를 굴리고 캐내다가 오른손 엄지에 부상을 입는 바람에 오늘은 텃밭에서 일찍 귀가하여 정형외과 가서 깁스를 하였다.

부상당한 김에 한 열흘이상은 힘을 쓰지 못 할 테니 당분간 텃밭 갈 일이 없다.

  머릿속으로만 이것저것 그리게 되었으니 올 농사 스타트부터 영 아니올시다.


* 땅콩 심은 건 산비둘기가 많이 파 먹고, 고추는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고구마는 몸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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