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14. 15:58ㆍ삶의 잡동사니
텃밭가꾸기를 시작하고 중간에 7여년을 비워놓기는 했으나, 어쨌든 15년 세월이 흘렀다.
농사라고는 제대로 지어 소출을 만족스럽게 올리진 못했어도 유기농법을 이해하고 소위 자연농법을 텃밭수준에서 연구하고 실행하려는 돌밭주인은 땀 흘리는 대가를 계산하지 않고 농기구를 이용하여 작은 밭들을 만들어가면서 텃밭생활을 즐겨왔다.
돈을 들여 남을 시키고 농기계를 쓰면 단기간 내에 농장의 모양을 만들고 육신이 편할 수는 있지만, 쇠스랑과 쇠 지렛대로 돌을 캐고 고르면서 삽과 괭이로 밭을 다듬는 것을 운동과 도 닦듯이 생각하며 텃밭생활을 하여온 텃밭주인은 약간의 고생을 낙으로 알고 지금도 농기계를 멀리하고 손이 거칠어지기를 마다하지 않고 삽과 쇠스랑을 들고 다니며 밭을 다듬고 있다.
요새는 밭의 흙이 거름기가 빠지고 지대가 낮으면 흙을 밭아 표토를 높이면서 농사짓기를 아주 편하게 하지만, 텃밭주인은 밭의 높낮이를 일률적으로 만들어가지 않고 3단으로 되어있는 잡초천국인 밭의 흙을 좋게 만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밭을 꾸며가고 있는 중이다.
경운기를 사용하지도 않고, 비료도 안 주고, 비닐멀칭도 하지 않고, 제초제와 살균살충제인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잡초를 밭에서 작물과 함께 기르는 소위 자연농법을 즐겨 사용하는 텃밭주인은 아직도 경제성이 없는 농사일을 농기구에 의존하면서 원시적인 농사일을 즐기고 있다.
텃밭의 모양과 구성이 바뀌고 점점 토양이 좋아지면 지금보다야 수확이 좀 더 늘겠지만, 경제성과 상품성을 외면하고 남에게 농작물을 팔지도 못하는 남보기에 꾀죄죄한 농사를 하는 데도 텃밭주인이 가지고 있는 농기구는 참으로 많다.
김장꺼리를 거두고, 잠시 작은 밭을 만들면서 올해에는 삽질을 그만하고 육신을 편히 할까 하는 생각으로 농기구 몇 개를 닦아놓고 일별을 해보니 가지고 있는 것들이 예상외로 많았다.
가스, 휘발유 예초기 두 대가 굳이 말하자면 기계이고,
등에 지는 분무기, 간이분무기, 고 전지가위, 전지가위, 곡괭이, 돌망치, 무진동망치, 쇠 지렛대, 미니곡괭이, 평삽, 벌목도, 모종삽, 돌망태, 지게, 물조리 등이 여기저기 놓여있고,
자주 사용하는 농기구로,
막호미, 귀호미, 파호미, 선호미 등 호미 몇 자루, 막삽, 쇠스랑, 레기, 삽괭이, 두발괭이, 세발갈퀴, 낫, 선낫, 호미낫, 고구마캐기용 쇠스랑 등 참 여러 가지다.
농기구 중에는 욕심이 나서 불광대장간 까지 가서 사온 것도 여러 가지다.
대를 물려 쓸 수도 있는 것들이지만 아들들은 관심사항이 아니고 텃밭주인이 얼마나 더 오래 쓸 수 있을까?
텃밭의 틀이 잡혀가고 즐기는 농사취향이 확립되어있으니 앞으로는 농기구가 더 늘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많이 가질수록 정리하며 관리하기도 일이라 더 가질 일도 아니다.
또, 돌밭이 제대로 만들어져가고 있으니 앞으로 사용하는 농기구가 점차 줄어들기를 기대하고 있다.
'삶의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다보니 고달픈 일들도 (0) | 2018.12.30 |
---|---|
맛있는 고추장 만들기 (0) | 2018.12.28 |
험한 세상에서 살아서인가? (0) | 2018.10.07 |
숯불화로 만들기 (0) | 2018.09.22 |
작두콩차 만들기 (0) | 2018.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