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15. 20:42ㆍ돌밭의 뜰
텃밭 바로 북쪽에는 송학산의 싱싱한 소나무들이 있고, 150에 미터 거리에 제천시 보호수인 잘 생긴 소나무들이 있다.
그런데도 소나무 욕심이 있어서 텃밭을 구입하고 기초공사를 하며 샘물이 나오는 웅덩이를 이용하여 더 큰 연못으로 만들 때에 15년생 소나무 다섯 그루를 연못 바로 옆 서쪽에 심었다.
소나무 하나가 죽어서 지금은 네 그루가 주목 두 그루와 함께 연못과 어울리며 밋밋하기 쉬운 텃밭을 마치 정원처럼 운치있게 변화시키고 있다.
죽은 소나무 자리에는 텃밭에서 나온 바윗돌을 옮겨놓아 텃밭주인이 제일 좋아하는 쉼터로 만들었다.
그 바윗돌의자는 나름 멋진 텃밭명물이 되었다.
여름철에 그늘진 바위의자에 올라서 연못과 함께 싱그러운 작물들을 보면 그 자체가 텃밭에서의 최고의 즐길꺼리가 되며, 차 한잔 들고나가 바윗돌에 걸쳐앉아서 연못수면에 살짝 고개를 내민 노랑어리연꽃을 바라보면 머릿속을 텅비게 만드는 명상의 자리가 되기도 한다.
정원에 소나무를 기르는 경우 대부분 정원에 어울리게 가지치기를 해가며 가꾸는 모양이다.
그러나 나는가지치기에 관한 지식이 없기도 하지만 소나무가 스스로 자라게 그냥 놔두는 것이 산골의 넓은 텃밭정원에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손을 대지 않는다.
그 동안 가지를 정리한 건 폭설로 소나무 가지가 부러지고 뒤틀려서 어쩔 수 없이 손을 댄 두 번 뿐이다.
지금 수령이 30여년을 넘은 소나무 네 그루는 폭설로 큰 부상을 두 번 당하였지만 있는 자리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휘임 세와 꿋꿋함이 조화되어 멋진 자태로 자라고 있다.
여름철 한낮에 텃밭주인이 땀 흘리고 나서 막걸리 한 잔 들이키며 시원함을 즐길 때에는 텃밭정원의 소나무들도 나도 한 잔 주시오 하며 외칠만한 자격이 있는 것 아닐까한다.
늦가을의 텃밭연못 풍경...
*연못가의 잡초들 성장이 멈춰 일꺼리가 줄어들었다
*수량이 줄지 않고 유입되어 배수파이프로 연못물이 계속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