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27. 15:50ㆍ농사
텃밭에 자라는 고추는 4 가지이다.
시장에서 모종을 구입하여 심은 고추 두 가지는 안 매운 고추와 청양고추 두 가지이고, 영양고추연구소에서 토종고추를 분양받아 실패한 모종만들기 끝에 겨우 살아난 수비초 두 녀석과 칠성초 두 녀석으로 4가지 종자의 고추가 살고 있다.
시장에서 구입한 고추들은 우습게도 안 매운 고추, 청양고추라고 불리는 것으로 그 종자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모른다.
시장에서 파는 고추모종들의 대부분은 관행농을 하는 프로들의 필요에 의해 공급되는 것들로서 정확한 종자의 이름이 없고, 혹 종자명이 붙어있는 것이라 하여도 믿을 수도 없는 것이니 텃밭농사를 하는 이들이 특별히 어느 종자가 좋다고 하여 선택하여 살 수도 없는 것이다.
기껏해야 “안 매운 고추”와 매운 “청양고추”를 구별할 수 있을 저도이니 취미농사 하는 이들의 입맛에 맞춘 고추품종의 선택은 봄철농사시즌의 시작부터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고 민다.
힘들게 입맛에 맞는 고추종자를 확보하였다 하더라도 취미농군이 모종을 만들어 맘에 드는 맛을 지닌 고추를 따내기는 하늘의 별을 따는 거와 마찬가지다.
종묘상에서 판매되는 수십여 가지의 고추종자를 보고도 발길을 도려야 하는 이유는 고추가 열대성작물이어서, 씨앗발아가 섭씨25도 이상 이어야하고, 프로 아닌 취미농사를 하는 이들이 육묘를 쉽사리 하질 못하기 때문이다.
모처럼 토종고추씨앗을 얻어 육묘하느라 힘든 수고를 치르는 일을 하고야 토종고추 네 마리를 얻고 나니 내년에도 토종고추육묘를 스스로 하겠다는 마음은 이미 떠나고 없다.
지금 고추가 달린 네 녀석의 토종고추가 가을까지 어떻게 자라고, 토종대파 육묘장에서 뒤늦게 태어난 두 녀석의 토종고추가 어떻게 자라며 열매를 다느냐에 따라서 마음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리 희망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
고추농사는 누구나 쉽게 하는 것이고, 고추농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어쨌든 텃밭에서 살고 있는 칠성초와 수비초의 맛을 충분히 보고 난 이후에 재론할 일인 듯하다.
* 왼쪽부터 안 매운 고추, 매운 청양, 토종고추 수비초, 토종고추 칠성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