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28. 18:36ㆍ돌밭의 뜰
텃밭의 잡초는 해마다 바뀐다.
환삼덩굴, 도깨비바늘, 달맞이꽃, 닭의장풀, 명아주, 질경이, 소루쟁이, 바랭이, 쑥 등이 해를 달리하여가며 온통 텃밭을 점령하기도 하며, 그들끼리 제휴를 해가며 호령하기도 한다.
그런데 해를 달리하면서 계속하여 텃밭을 점령하는 놈은 쑥을 제외하고는 없는 것 같다. 쑥은 그만큼 강한 놈인가 보다.
작년에 한 둘이 보이던 민들레가 올해엔 많이 보인다. 아마 내년에는 텃밭의 농로가 온통 민들레 밭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작년에 텃밭 아랫집 마당의 하얀 민들레를 몇 포기 캐다가 연못 둘레에 심었었다.
예전에 살던 할머니가 돌보던 민들레였지만 할머니가 떠나니 돌볼 사람이 없어 흙에 묻혀버릴 운명이라 이사를 시킨 것이다.
이사 후 죽지 않고 살아 꽃을 피우는 걸 보니 연못 주위에 꽤나 퍼질 듯하다.
하얀 민들레는 토종이다. 노란 민들레는 대부분 서양종이다.
꽃을 받히고 있는 총포의 모양으로 토종과 외래종을 구분한다. 총포가 위쪽으로 향하여 꽃을 감싸고 있는 것이 토종민들레이다.
염증완화 등의 약성이 있어 민간요법과 한방에서 사용되는 바, 그 약효의 높고 낮음에 관하여 토종과 외래종에 논란이 있는가보다.
민들레의 약효에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이른 봄 텃밭을 곱게 수놓는 예쁜 꽃이기도 하고 식용으로 쓸 수도 있는 야생화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돌보는 것이다.
이왕이면 토종을 좋아하는 것이 전원생활을 하는 이의 마음인지라 토종이 아닌 노란 민들레가 급격히 세력을 넓혀가는 걸 경계하고 있다.
노란 민들레 중 토종이 있을까 노랗게 피운 꽃을 일일이 뒤져보지만 텃밭의 노란 민들레는 모두 외래종이다.
올해는 노란 꽃을 보이는 대로 모두 따버렸다. 계속 세력을 넓히면 내년에는 모두 캐내어 먹을 것을 생각중이다.
흔한 노란 민들레는 텃밭 밖에서 보고, 귀한 하얀 민들레는 연못 주위에서 가치 있는 야생화로서 편히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다.
어쨌든 민들레 농사를 하지 않는 한 민들레도 텃밭의 잡초라 적절히 그 수가 제어되어야 마땅한 야생화임에 틀림이 없다.
* 연못가 야생화로 자라는 중
* 홀씨를 거의 다 날리고... 임무완수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