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959)
-
텃밭의 꽃풍경
오늘은 부처님오신날인가? 아니 그 보다 어버이날인데! 그런데 일요일이다. 두 아들 놈들이 목소리나 문자로도 나타나지를 않는다. 좀 더 지나면 나타날까? 그리고 돈봉투 넣었다고 기별을 할까? 아침 일찍 연못에 나가보니 돌보지 않은 탓으로 잡초들에게 둘러싸였다. 두 시간을 놈들을 뽑아내고 잘라내며 노동을 했다. 허리디스크수술한 후에는 쪼그리고 앉아서 하는 일은 고역이다. 작물들은 대부분 선호미나 긴자루 달린 호미낫으로 처리를 하지만 연못의 돌 틈이나 좁은 틈새에서 자라는 놈들은 부득이 앉아서 소형 갈고리낫으로 처벌하거나 손으로 뽑아내어야 한다. 대강 풀들을 제압한 후에 연못수면을 보니 한심하다. 노랑어리연잎이 빼곡하게 덮은 건 좋지만 연못아랫쪽에 심겨진 큰 버드나무와 연못가의 소나무에서 날리며 떨어지는 꽃거..
2022.05.08 -
들여다보면 참 예쁘다
텃밭이 풀천지고 풀들도 참 가지가지다. 경운기로 갈지 않고, 제초제와 비닐멀칭을 쓰지 않으니 텃밭은 풀들의 낙원이랄까? 지금은 애기똥풀이 노란색을 뽐내며 바람에 흔들거리고, 세력을 조금씩 넓혀가는 토끼풀이 이따금 큼직한 흰색의 둥근꽃을 삐쭉 올리기도 한다. 냉이꽃 군락은 여기저기 모종들이 자리를 잡아가자 씨앗이 여물기 전에 뿌리가 잘려 거름의 길로 들어섰고, 탐스럽게 커지는 쑥은 텃밭주인내외의 담백한 주전버리인 쑥버무리에 엄청 들어갔는데도 고랑마다 푸지게 붙어 살고있다. 텃밭에서 모종들을 정식한 후에 어린모종을 보호하며 흙의 보습을 돕기 위해 모종 아래 덥는 피복재로는 한뼘 넘게 자란 쑥대와 개망초의 어린 다발잎을 최고로 친다. 고랑과 빈 밭의 멀칭옹 잡초들을 거두다가 예쁜 꽃 두녀석을 마주하고는 낫질도..
2022.05.07 -
같이사니 행복해요
지난 4월 말일이 결혼 45 주년이었다. 직장생활에 쩔어 까먹고, 부부간 냉전 벌이면서 오기로 지나치고, 노는 데 정신빠져 까먹는 등 그냥 지나친 경우가 더 많았다. 올해는 멤버들 넷이서 남해로 놀러가는 2박3일 일정으로 작대기질하러 갔으니, 또 아내와 결혼기념일을 오붓하게 보내질 못했다. 미안스런 마음으로 궁리 끝에 큼직한 핑크색 장미꽃 45 송이로 만든 꽃다발을 홀로 집에 있는 아내에게 보냈다. 이틀 밤을 지나고 다음날 미안스런 마음이 담긴 어설픈 얼굴로 귀가하여 둘러보니 중간크기 항아리에 장미꽃이 아담하게 담겨있다. 그리고 작은 꽃항아리 두 개에 장미꽃들이 탐스럽게 담겨있다. "핑크색이 더 예쁜 종류가 있다. 꽃잎이 너무 크고 두꺼워 말릴 수 없다. 너무 많아 꽃다발을 나누어 항아리 셋에 담고도 남..
2022.05.06 -
텃밭의 오미자
지난 해에 옆집 프로한테서 오미자뿌리 몇 개를 얻어 심었다. 마땅한 자리를 찾다가 개수대 옆 작은 파이프터널 아래에 심었다. 남쪽에 다섯 뿌리 북쪽으로 세 뿌리를 심었는데, 올 봄에 보니 남쪽에 심은 오미자는 작년에 자란 줄기가 모두 살아 싹트고 계속 자라 한 길을 넘게 자랐다. 엊그제 살펴보니 왕성하게 자라는 잎에 더하여 처음 보는 오미자꽃이 많이 피어있어 올해는 오미자청까지 만들 게 생겼다. 북쪽에 심은 오미자는 죽었으니 남쪽의 오미자가 3M높이를 넘어가 멋진 터널을 만들기를 기대하지만 어쩔지 모르겠다. 어쨌든 텃밭에 먹거리와 볼거리를 충족하는 명물을 얻은 기분이다. 오미자꽃은 다섯장으로 되어있고 예쁜 모양은 아니다. 빨간 오미자 열매가 주렁주렁 많이 달려야 텃밭주인의 눈길을 끌 것이다.
2022.05.06 -
봄 텃밭이 여름이다
아파트에서 만든 대파모종과 작두콩모종을 텃밭에 가지고 와서 정식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벌써 4월 하순에 들었으니 고추와 땅콩 밭도 손을 봐야하는 바쁜 날들의 연속이다. 아무리 날라리농사를 한다하여도 노다지 게으름 만 부릴 수는 없다. 오늘 낮 기온은 24도이고, 농막 안은 28도라 일 조금씩 하고 쉬면서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어야하니 벌써 봄은 지나간 기분이다. 토종대파모종은 충분히 얻었지만 작두콩은 다섯 알 중 두 알이 발아되어 신통치 못하다. 작두콩 모종 만들기 실패로 2주 전에 다섯 알을 직파하고 비닐덮개를 해주었는데 몇 놈이나 새싹을 내밀 지 모르겠다. 작두콩 모종은 서리 맞으면 제대로 자라질 못하니 비닐로 가리개를 해주어야 겠다. 토종대파모종은 200여 개쯤 심을 것이지만 모종이 너무 어려 서..
2022.04.28 -
옥수수 모종 한 판
엊그제 이웃 프로농부가 옥수수모종 22 판을 정식하고 남았다며 두 판을 가져다 심으라 한다. 옥수수를 심을 밭 준비도 안 하였고, 그렇게 많이 심을 일도 없다 해도 어차피 버리게 될 것이니 한 판은 심어보라고 한다. 성의를 무시하면 안 되기는 것이기에 한 판을 가져다 정식하였다. 작년에 땅콩을 심었던 밭의 잡풀을 대강 걷어내고 거름도 하지 않고 정식을 하였다. 텃밭에 옥수수는 매년 심는 것이지만 옥수수 밭을 따로 만들지는 않는다. 텃밭 귀퉁이 여기저기에 삼사십 여개의 낱알을 떨구어 심은 후에 소출의 다소에 관계없이 간식용으로 쓰는 데, 올해는 졸지에 옥수수 밭을 만들은 것이다. 정식 후에 잡초검불을 되는대로 덮어주고 나니 때맞추어 가뭄을 달래주는 비가 흠뻑 내린다. 바로 옥수수 풍년임을 예고해주는 단비임..
2022.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