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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녀석의 코로나확진
손자녀석 못 본지 2주가 넘었다. 올해 초등학교입학을 한다고 했는데, 코로나사태로 입학식도 없는 모양이다. 인천에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는 요즈음 집에 오라하지도 못하고, 한동안 녀석이 나타나질 않기에 궁금했는데 며칠 전에 할머니에게 영상통화를 하면서 아양을 떨며 씩씩한 모습으로 밝게 웃는 모습을 보여 줬었다. 그런데 그 다음 날에 손자녀석과 며느리가 코로나확진을 받아 자가치료 중이며, 손자녀석이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코로나에 걸렸다는 걸 비밀로 하라고 해서 늦게 연락을 했다나! 꼬맹이도 뭘 아는지 참! 하긴 TV도 보고, 인터넷검색도 하는 때이니 꼬맹이 머릿속에 예전의 나 이상으로 아는 게 엄청나게 많이 들어가 있을 터이다. 손자녀석은 무증상이고, 며느리는 목이 째지는 듯이 아프지만 몸살감기로 인한..
2022.03.06 -
108배수행하기
요즘에 어디 맘 편하게 놀러 다니기도 어렵다. 그런데다가 올해부터는 주말골프를 벗어던지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오히려 맘은 편해졌지만 그만큼 몸이 움직이는 시간이 줄어들어 딴 짓거리를 찾아야하는 면도 있다. 집안에서 무료하지 않고 운동하기 알맞은 것으로 틈틈이 스트레칭, 아령, 봉체조 등을 하고는 있으나, 여유 있는 시간을 즐기며 보내기에 좋은 108배 절 수행하기를 다시 꺼내들었다. 가톨릭신자가 웬 108배냐고 하겠지만, 불교에서의 절 수행으로만 생각지 않고, 운동의 방편으로 하는 108배는 정말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루기 매우 어려운 무념무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면서 하는 108배는 꼭 붓다를 향한 소원을 비는 마음이 아닌, 절하는 행위 그 자체로도 평화로운 마음과 튼튼한 육체를 유..
2022.03.05 -
텃밭에 땅콩 심는 방법
매년 텃밭에 심는 땅콩은 언제나 집에서의 즐거운 먹거리를 만들어 준다. 땅콩을 거두기 전쯤에야 집에서 먹을 땅콩이 떨어지니 꽤나 많이 얻는 수준이라고 하겠다. 피 땅콩을 한 대접 까서 물에 푹 불린 다음에 삶은 통통하고 고소한 땅콩은 심심풀이로 한 줌씩 먹기에 딱 알맞다. 텃밭에서 심는 땅콩종자는 지난해에 얻은 땅콩 중에서 150여 개의 피 땅콩을 골라서 마련한다. 보통 4월 초순 지나서 껍질을 까지 않고 그대로 심는 데, 심은 지 한 달쯤 지나면 모자를 쓴 땅콩 싹이 두툼한 텃밭의 흙덩이를 들어내며 머리를 내밀기 시작한다. 그때쯤엔 추위에 약한 땅콩이 서리피해를 면하게 된다. 땅콩 심는 방법으로는 알 땅콩을 두세 알씩 심는 방법, 포트에서 싹 틔운 땅콩모종을 심는 방법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
2022.02.26 -
토종대파
대파는 우리가 매일 먹는 밭작물 중 하나일 것이다. 대파의 종류는 별로 따져본 적이 없기에 보통은 그냥 대파라고 하면서 시장에서 구입을 할 것이다. 대파씨앗을 씨앗을 파는 사이트를 검색하여 찾아보면 “금장외대파”, “흑룡외대파“, ”동경하흑파“, 유월만추장열” 등의 이름으로 판매되는 것이 많고, “토종대파”나 “조선대파”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것들은 어쩌다가 보이며 그 값이 다른 것들에 비하여 세 배정도 비싸다. 대량으로 대파를 생산하는 농업인은 생산성이 낮은(?) 토종대파보다는 크게 자라면서 흰 부분이 길면서 외대로 쭉 뻗는 개량종 대파(대파씨앗의 이름으로 보아 중국이나 일본 품종을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를 재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장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바에 따라 상품을 생산하는 시장원리로 토종..
2022.02.24 -
늙어서 사는 법
아내와 나는 남 보기에 살갑게 지내는 것처럼 보이질 않는다. 뭐 그렇다 해도 서로 인상 쓰며 원수로 알고 지내는 건 아니고, 아내는 내게 애교를 부릴 줄을 모르고 나는 아내에게 남사스럽게 애정표현을 해본 적이 없지만 그저 무난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만난 지 9년이 지나 결혼을 하였으니 43년 결혼생활을 합하면 52년간을 지내온 터라 눈빛 한 번 보면 척하면 삼천리이며 서로 말로 의사를 표현하는 바 없이 알아차리니 군소리가 필요 없는 것이다. 부부싸움은 거의 하지를 않는데, 그러나 일단 싸우면 내가 이겨야하는 나의 못된 성격으로 아내는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지내왔다. 그걸 내가 잘 알면서도 난 아내를 어루만지는 포용력을 보이지 못하고 아내가 항복 선언을 하고 고분고분해질 때까지 대차게 버티는 경..
2022.02.06 -
설날 단상
예전 기억으로 열 살 못 미친 나이에는 우리집 형편이 아주 안 좋았지만 그래도 설날이 즐거웠다. 6.25사변 전에 부르주아 급이었던 아버지는 내가 첫돌 좀 지나 공산괴뢰에 의하여 주살되었다. 풍비박산 된 집안의 천방지축어린막내인 나는 고생이란 걸 몰랐기에 설날에 외할아버지의 동생인 둘째외할아버지 집이나 큰아버지집을 찾아서 받는 세뱃돈 몇 푼에 장난감이나 만화책을 사겠다는 마음으로 마냥 즐겁기만 했었다. 그러나 나이 좀 들어 열 살이 넘어서는 나는 왜 아버지가 없을까, 우리 집은 왜 가난하고 어머니는 그리 힘들게 고생을 할까, 둘째외할아버지는 읍내의 최고인 엄청난 부자인데 왜 그리 인간 같지 않게 인색할까 등을 생각하였다. 그리고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오늘 같은 까치설날에도 내일인 설날이 기다려지지 않았고..
2022.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