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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산 단풍
11월초의 단풍은 서울도심까지 절정으로 치닫는다. 며칠 후면 좀 더 아래쪽인 내장사의 단풍도 대단한 색깔을 자랑할 것이다. 사실 나는 내장사나 백양사의 화려일색인 단풍은 별로 좋아하지를 않는다. 그 보다는 차라리 한계령에서 귀둔으로 빠지는 도로에서 산에 줄지어 있는 단풍을 드라이브하면서 즐기는 게 더 좋다고 본다. 내가 사람의 손길을 과다하게 받아 심어진 나무들의 단풍보다는 자연스런 상태의 숲과 산에서 찾을 수 있는 단풍을 좋아하는 색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기에 좀 유별스러운가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내장사의 단풍보다는 내장사를 거쳐 내장산을 오르며 은은한 색으로 내장산을 물들인 단풍을 인파를 피한 호젓한 산길에서 감상하기를 더 좋아할 것이라고 본다. 지리산이나 설악산의 단풍을 즐기는 방법도 그와 ..
2021.11.05 -
농막 누전차단기 고장, 말벌침 맞다
아침 먹고 커피 내리려고 급탕기를 켜니 바로 누전차단기가 떨어진다. 농막의 전기공급이 3Kw라 온수기나 .조리기구를 최고온도를 올린 상태에서 급탕기를 켜면 누전차단기가 작동하므로 항상 조심스레 전기를 사용한다. 그런데 오늘 아침엔 전기과부하가 없는 상태인데 차단기가 작동을 하였다. 온수기, 조리기, 급탕기의 등의 전원을 끄고 차단기를 올려보았지만 바로 떨어진다. 그래서 분전반의 배선스위치를 모두 내리고 다시 차단기를 올려봤지만 역시 마찬가지다. 내 전기상식으로는 배선 이후의 전기기구에서 누전이 원인이 아니고, 누전차단기 상자에서의 누전이 원인이라 판단하고 전기분전반 덮개를 열어보았다. 분전반 안에는 여러가지 벌레들의 마른 사체와 먼지 등으로 꽤나 지저분하다. 농막의 청결상태를 언제나 잘 유지하며 생활한다..
2021.10.30 -
양파와 마늘 심기
텃밭에서 여러 가지 작물들을 재배하는 경우 돌려짓기와 어쩌다가 휴경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농작물의 연작피해를 방지하고 텃밭의 흙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중의 하나인 것이다. 고구마캐기를 하고는 늘어지게 쉬다가, 땅콩을 거둔 밭을 두둑을 적당히 뭉개어 작은 평이랑 밭으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시장에서 자색양파모종 한 판을 사서 정식을 하였다. 좀 이른 감이 있으나 요즘 같은 추위가 빨리 온 날씨변덕에 어떨지 몰라 서둘렀다. 고구마를 캔 밭에는 양파와 마찬가지로 두둑을 평이랑으로 만들어 고르게 만든 후에 마늘을 심었다. 마늘밭 고르는 과정에서 흙속에 숨어있던 멀쩡한 고구마를 한 바가지나 찾아냈다. 꼼꼼하게 고구마캐기를 못한 것은 제쳐두고 공짜로 얻은 기분으로 잠시 흥얼거린다. 다행스럽게도 오늘 새..
2021.10.23 -
덕수궁 거닐기
요즈음은 서울서 친구 몇 명 만날 때에는 내가 한사코 주장을 하여 덕수궁에서 주로 만난다. 강남까지 가기도 귀찮고, 도심에서 자연의 맛을 힘들이지 않고 보기도 좋고, 점심을 추억어린 맛 좋은 추어탕이나 메밀국수로 선택하기에도 좋고, 점심 후에 넉넉하고 시원하고 시끄럽지 않은 카페를 찾아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차를 마시며 한담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더욱 진국인 것은 덕수궁내의 전시관에서 눈요기를 하면서 텅 빈 머리에 감성을 집어넣으며 문화에 대한 갈증을 풀 수가 있기에 더욱 좋다. 또 더하여 좋은 것은 궁내를 구석구석 걸어 다니며 정원의 맛을 공짜로 흠뻑 흡수하는 것이다.
2021.10.16 -
코로나는 없다?
오랜만에 일상에서 벗어나 골프여행을 강원도고성으로 갔다. 소노문델피노에서 1박, 썬밸리골프텔에서 1박을 했는데, 추석이후의 황금연휴라 그런 지 두 곳 리조트 모두 객실이 빈곳이 없는 듯하고 주차장도 빈틈이 없을 정도이다. 여행객들 얼굴에 마스크만 썼지 코로나 없던 과거와 다름 없다. 코로나일상에서 벗어난 기분은 좋았지만 백신을 무색해하는 돌파감염을 쉽게 볼 수는 없기에 긴장을 던져버리지는 못하고 조심을 하였다. 파인리즈CC 1회, 썬밸리CC 2회의 라운딩과 네 차례의 고스톱회전에서 다섯 번의 승전깃발을 휘둘렀다. 텃밭에서의 예초기스윙과 선호미스냅운동이 굿샷을 만들고, 내기에서 져서 분기탱천한 일행의 의욕을 역이용한 고스톱심리전이 지갑을 두둑하게 만들었다. 골프와 고스톱 모두 내기에서 딴 금액의 1/2을 ..
2021.10.07 -
국민지원금을 받으니
국민지원금을 받고 보니 기분이 좀 묘하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평생 동안 국가에 바친 근로소득세가 엄청나게 많은 고소득근로자출신(?)이 지금 국민 중 하위 88%에 속하는 국가관리신세가 되었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은 참으로 거시기하고 이상스럽다.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한편 화딱지가 난다. 국가의 분류기준으로 볼 때에 분명 나는 신분의 저하라는 서글픈 현상을 맛보았으니 푼돈 받았다고 기분 좋을 리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해 지자마자 어두워진 텃밭의 농막에 누워 피곤을 풀며 뉴스를 검색해 보니 국민지원금을 못 받는 이들이 줄기차게 항의하는 바람에 소관 행정부서가 곤혹을 치루고 있는가보다. 급기야 하위 88%를 하위 90%로 확대하는 모양이다. 푼돈 25만원도 결코 작은 돈이 아니며, 지원금을 받는 데..
2021.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