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만들기(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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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을 다시 시작하며
여섯 해를 주인 없이 텃밭은 세월을 흘려보냈다. 텃밭이 묵밭이 되어 온통 잡풀과 이름 모를 나무들로 뒤덮여있어 보이는 모양이 한숨을 쉬게 하고 있다. 매실, 자두, 등 유실수들은 두길 세길 제멋대로 자라 어떤 녀석은 멋들어지게 자란 것도 있지만, 어떤 녀석들은 비실거리며 지내다 ..
2016.04.18 -
두릅나무의 번식
삼년 전에 텃밭 남쪽 둑에 심은 두릅나무 한 그루. 둑에 자란 쑥대를 베어내다 개나리와 함께 싹둑 베어내길 두어 번. 올해엔 갑자기 키가 쑥 자랐고 두릅나무 모양도 그럴 듯하다. 올 봄에는 굵직하고 맛 좋게 보이던 두릅이 두 개 보였지만 제때에 따지를 못하여 맛도 못 보았다. 이번에 개나리 살리..
2009.07.07 -
감나무 옷 입히기
텃밭에 감나무를 세 차례나 심었으나 계속 죽기만 한다. 가을까지 잘 자라다가는 추운 겨울을 못 견디고 동사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추위에 강한 품종이라고 하여도 한해겨울을 제대로 넘기지를 못한다. 미련한 텃밭주인이 공부를 게을리 하고 심어대기만 하니 감나무가 제대로 자라줄 리가 없는 것..
2008.12.04 -
토란, 드디어 싹이 나다
토란을 심으면 죽었는지 살았는지 궁금히 여기다가도 한동안 지나면 심은 걸 잊기도 한다. 한달쯤 지나고 나서 흙을 헤쳐 보면 싹이 나오는 눈이 쌀알만 한 크기로 씨앗에 붙어있는 걸 겨우 본다. 다시 흙을 덮어주고, 물을 흠뻑 자주 주고, 보름 이상을 지나야 귀여운 토란의 잎이 세상에 나오는 것을 ..
2008.06.08 -
텃밭의 상수도
텃밭에는 농막이 있다. 농막은 여섯 평짜리 컨테이너박스이고, 그 농막에 수세식화장실(인분주제조공장), 간이목욕실, 그늘막(벽 없는 창고)이 부속되어있다. 그리고 인분주의 농도를 높이기 위하여 여자전용소변용화장실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농막에 전기가 들어와 있어 편리한 점이 많다. 이왕이..
2007.11.03 -
석축 쌓는 아마농군
무지 많이 내렸다. 앞이 보이질 않는다. 천지에 쏟아 부어지는 빗줄기 소리에 오히려 적막을 느낀다. 웬 비가 이리 내리나? 빗속을 뚫고 나갈 용기가 나질 않는다. 번쩍! 우르릉 쾅쾅!!! 텃밭 진입로에 물고랑이 생긴다. 밀짚모자 눌러쓰고 나가 선호미를 집어 들고 마당을 긁어내며 물고랑을 옆으로 만..
2007.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