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만들기(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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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와 관상용호박의 약진
텃밭의 농막 앞쪽에 굵은 파이프로 차광시설을 만들고 농촌진흥청에서 얻어온 수세미와 관상용호박 몇 가지를 심었다. 모종을 늦게 내어서 자라는 모양이 별로였고, 거름이 부족해서인지 싱싱하지도 않은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는데 장맛비를 줄기차게 맞고 인분주를 듬뿍 받아서인지 쭉쭉 뻗어가..
2007.07.21 -
텃밭의 그늘
텃밭에 농막이 있으면 아주 편하고 쓸모가 많다. 더구나 며칠씩 텃밭에서 지낼 경우에는 농막이 필수이다. 게다가 전기와 수도가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농막만으로는 부족하여 농막에 붙여서 지은 그늘막이 아주 쓸모가 많다. 햇볕이 내려쬐는 때에 그늘 아래에서 편히 쉬며 앉아있으면 밖이 아무리 ..
2007.07.13 -
딸기 밭
작년에 아랫집 할머니네 딸기밭에서 대여섯 포기를 얻어 와서 바위 아래 양달에 심어 보았다. 부지런히 새끼를 치더니 올 봄에 드디어 꽃을 피우고 콩알보다 작은 열매가 달렸다. 종자도 모르는 놈으로, 요즈음 시장에서 판을 치며 팔리는 큰 딸기와는 달리 동그랗고 작은 옛날에 먹던 재래종인 듯한 ..
2007.05.05 -
텃밭의 초겨울
얼음이 몇 번 얼고 난 후의 텃밭에는 이제 시금치와 부추, 그리고 일부 남겨둔 대파와 쪽파만이 파란색이다. 이른 아침에 추워 침상에서 웅크리며 시간을 보내다 마지못하여 빈 밭에 고성능액비를 뿌리러 가다보면 세숫대야와 함지박의 물이 꽁꽁 얼어있고 농막 옆 개울의 잔잔한 수면엔 투명한 얼음..
2006.11.26 -
정랑에서 바라보는 풍경
도량의 뒷간을 정랑이라 하든가? 텃밭은 도량이고 뒷간은 정랑이니, 텃밭에서 하루에 한 번씩은 정랑의 신세를 지게 되는 나의 입장에선 그 중요한 정랑이 풍취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해왔다. 더구나 그 정랑이 텃밭에 유용한 인분주를 만드는 공장이니 더욱 그러하다. 정랑에 앉아 문을 활짝 열면 눈이..
2006.10.30 -
머루와 다래
텃밭 동편 개울을 끼고 있는 산기슭이 시원하다. 한낮에 그늘 진 곳은 텃밭이 아닌 나무 아래라 텃밭에서 바라보기에만 시원한 느낌이다. 소나무 아래쪽에 밤나무에 길게 걸쳐서 올라탄 머루가, 그리고 그 옆에 늘어진 다래가 한낮 텃밭 일에 지쳐 가물거리는 눈을 시원히 씻어준다. 텃밭 동남쪽의 개..
200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