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잡동사니(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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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가 달릴까?
오월 중순까지 호박고구마 모종을 오십여 개를 만들어 바치던 스티로폼박스에서 사는 고구마 몇 개를 임무를 다 마쳤다고 비트밭 옆에 쏟아버렸다. 집에서부터 두 달간 새순을 올려가며 모종을 만들던 씨 고구마인데 만져보니 썩지 않고 딱딱함을 유지하였다. 그 걸 먹기는 그렇고 그냥 땅바닥에 놔두어 텃밭에 들락거리는 고라니나 먹어라하고 지냈는데 고 놈 고라니는 쳐다보지도 않고 비트의 순만을 싹싹 뜯어먹는다. 고라니와 텃밭주인의 관심도 못 끌던 말라가던 고구마가 줄기를 뻗어가며 잎을 무성하게 올렸다. 밭으로 갈은 흙도 아닌 잘라진 잡초더미 위에서 땅속에 뿌리를 박으며 강한 생명력으로 호박고구마 일가를 이루는 것을 보면, 작물인 고구마가 잡초보다 더 강할 수 있다다는 것을 알고 귀한 생명의 경외감까지도 느끼게 된다. ..
2020.07.29 -
이랑과 두둑
농사를 즐기다보니 농사에 관련된 글을 쓰게 되고, 글을 쓸 때에는 밭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에 관한 용어를 자주 사용하게 된다. 그 예로 “이랑”, “고랑”, “두둑”을 자주 언급하게 되는데 나 자신도 예전에 쓴 글들을 찾아보니 세 단어 중에서 이랑과 두둑을 자주 헷갈리게 사용하여 온 것을 알았다. Daum이나 Naver로 검색하여 어학사전을 찾아보면 “이랑”의 뜻이 “갈아 놓은 밭의 한 두둑과 한 고랑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있어 얼른 머리에 와 닿지 않아 헷갈린다. 그래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니 “이랑”의 뜻을 “논이나 밭을 갈아 골을 타서 두두룩하게 흙을 쌓아 만든 곳”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러니 “밭이랑”은 “밭의 고랑 사이에 흙을 높게 올려서 만든 두둑한 곳”이고 우리들이 작물을..
2020.07.16 -
소엽풍란 향이 거실에
여름철 들어 소엽풍란이 꽃을 피웠다. 대엽풍란과는 대조적으로 꽃도 작고 향도 약하나 은은한 난향이 머리를 맑게 만든다. 만개한 난꽃을 보느라면 잡다한 생각으로 혼란스럽던 머릿속이 비워지고, 난향을 코끝으로 느끼면 정신이 맑아진다. 농사한답시고 난들을 푸대접하여 화분이 줄어드니 난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화분들 돌봐 모양도 잡아주고 싱싱하게 보살펴야겠다.
2020.06.24 -
요즘 일상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고 극성을 떠는 중에 우리나라도 다시 또 백 명을 훌쩍 넘어 146명이 늘었다. 오늘 날씨는 맑지는 않지만 멀리 떨어진 계양산이 깨끗하게 보이는 것으로 보아 공기청정도가 아주 좋다. 아파트주변의 목련과 개나리가 꽃을 피우고, 벚꽃망울이 눈에 띄게 커가는 ..
2020.03.28 -
공짜로 얻는 돼지감자
들깨를 주로 심는 밭 가운데에 해마다 돼지감자가 세력을 넓히고 있다. 작년에는 2kg을 캐고 돼지감자 알을 몇 개 놔두었는데, 올해에는 5kg이나 수확을 하였다. 들깨들 사이에 난 잡풀을 예초기로 제어를 할 때에 돼지감자가 잘려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돼지감자가 자라고 나서의 유일..
2020.03.26 -
온통 난리다
신종코로나19로 온통 난리다. 병에 걸린 환자가 생각 없이 돌아다녀서 전염병을 전파하여 대구경북지역이 난리가 났다. 환자들이 전국으로 퍼지는 양상으로 가니 걱정이 많이 된다. 치사율에 관계없이 온 국민을 공포 속으로 밀어 넣은 결과를 놓고 정치하는 사람들이 니잘못이니 내잘못..
2020.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