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잡동사니(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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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고구마 맛있게 먹기
해가 바뀌면서 텃밭에서 얻은 호박고구마를 넣어둔 상자가 텅 비었다. 게으른 자연재배농법으로 얻어내는 호박고구마가 식구들 먹을 양의 반도 못되는 한심한 수준이니 앞으로는 부득이 고구마를 사서 먹어야한다. 고구마가 없으면 안 먹어도 되지만 아내가 호박고구마를 유난히 좋아하고 하루에 하나이상은 꼭 먹어야한다고 하니 고구마를 살 수밖에 없다. 아내가 유달리 굽거나 삶은 호박고구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맛있게 보이는 색깔과 달콤함, 그리고 쾌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호박고구마를 사면 연말까지 먹어왔던 텃밭의 호박고구마에 비해 한참 모자라는 품질의 상품을 사게 된다. 좋은 호박고구마라고 해서 구입한다하여도 장기간 저장을 위한 수분함량조절과 유통과정상의 온도변화 등으로 인하여 상품의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기..
2021.01.28 -
참깨강정 만들기
코로나시대라 외출을 하지 않다보니 어쩌다 아파트 뒷산에 두 시간 돌아다니는 일 말고는 집안에서 철봉돌리기와 아령놀이를 하면서 몸이 게을러지는 걸 방지하며 지낸다. 올부터는 자연텃밭에 토종벌을 재래식으로 길러볼까 하며 양봉 책을 읽지만 쉽게 들어오질 않는다. 그래도 양봉의 기초는 다져놔야지만 토봉을 옛날방법으로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책장을 넘겨간다. 세끼를 따뜻한 밥으로 받아먹다보니 아내에게 미안한 감이 들어 뭘 좀 해볼까 궁리를 한다. 며칠 전에 참깨를 한 됫박 볶았는데, 탄내가 날 정도로 많이 볶았다고 한 소리 듣고는 용기에 담아 선반 한쪽 귀퉁이에 올려놓은 것이 보인다. 좀 오래 전에 검정깨 볶아 놓은 것과 합해서 1리터쯤을 담고는 참깨강정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식용유를 칠한 궁중팬에 묽은 조청..
2021.01.25 -
전통고추장 담그기
텃밭을 다녀온 지 한 달이 넘고, 코로나사태로 모임을 안 하고 집에서 지내니 갑갑하다. 2년 전에 만든 고추장이 다 떨어져간다는 아내의 말은 나보고 빨리 고추장 담그라는 마님명령이니 따뜻한 삼시세끼를 별 탈 없이 먹으려면 동작 빠르게 고추장 담그기에 돌입을 함이 마땅하다. 작년에 거둔 들깨와 고추장용 고추를 기름집에 가서 기름을 짜고 고춧가루를 냈다. 들깨 거피 1.5킬로와 들기름은 소주병 크기로 8병 얻었고, 고운 고춧가루는 1.5킬로가 나왔다. 들기름과 들깨가루는 집에서 먹을 양만큼 만들었지만, 고추장용 고춧가루는 아무래도 부족하다. 자연재배랍시고 고추농사를 한 것이 마땅한 소출을 얻지 못하니 고추장을 만들기에 모자라는 고춧가루를 1킬로 구입을 했다. 엿기름을 3봉, 우리밀(통밀가루) 2.5Kg, 메..
2021.01.15 -
텃밭의 밤은 춥다
이제는 새벽이 춥다. 작년에는 텃밭에 있는 자동차 위에 10월9일 무서리가 내렸고, 올해는 6일 무서리가 내렸다. 오늘 오늘새벽은 영상 6도인데 내일은 영상2도로 예보되어 있다. 내일은 분명 서리가 내릴 것이다. 서리가 내리고 나면 여름철 작물인 고추와 토마토는 대부분 성장을 멈추고,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면 잎이 얼어서 죽는다. 고추와 토마토는 지금이 생의 마감을 준비하는 때이다. 고추와 토마토는 지금도 꽃을 피우고 있다. 고추는 여전히 고추가 열리고 있으나 빨갛게 익어가지를 못하며, 토마토는 꽃을 피우지만 결실을 못하고 이미 달린 토마토는 크기를 키우지 못하고 익지도 않는다. 고추는 아직도 잎과 줄기가 싱싱하지만 토마토는 잎도 대부분 떨어져서 설치한 지주대가 썰렁하다. 청양고추는 너무 매웠는데 지금 달..
2020.10.14 -
고추 말리기
올해는 고추가 한창 자라서 풋고추 한 번 따먹을 때가지는 좋았지만 장마기에 들어서서부터 9월 초순이 지날 때까지 맑은 날이 별로 많지를 않았다. 그러니 고추의 열매 달림이 좋을 수가 없고, 열매가 많이 달려도 빨갛게 잘 익는 것이 드믈 정도다. 더구나 나같이 텃밭을 자주 비우는 경우 적기에 따낼 수 있는 양이 더욱 제한되어 잘 익은 홍고추를 말려서 얻는 양은 한심수준이라 하겠다. 잡초에 둘러싸인 고추밭에서 따낸 고추는 텃밭에 있을 때에 날이 좋으면 밖에서 말리고, 날이 흐리거나 비가 내리면 간이건조기에 넣어 말린다. 날씨가 안 좋으니 돌밭주인이 자랑하던 태양초를 제대로 만들 재주가 없다. 농막에서 건조기로 고추를 말리느라 재채기를 해대고, 이따금 열이 오르는 고투를 하고서도 집에 가져온 것은 말린 고추 ..
2020.09.19 -
야생사과
사과묘목을 심은 지 5년 되었는데 몇 개의 사과를 달고 있는 녀석이 있다. 심은 지 10년이 넘은 녀석들도 몇 그루 있지만 사과를 달고 안 달고는 주인의 의사하고는 거리가 멀다. 혹 달렸다가도 좀 지나 다시 보려면 떨어져 없어진지 오래 된 듯하고, 달려있기에 어떻게 보살펴야 익은 사과를 딸 것인가 하고 살펴보면 벌레가 잔치를 하였다. 일 년에 주인이 겨우 볼품없는 작은 사과 두어 개를 먹을 수 있다. 지금 달려있는 사과들은 크지도 않고 시커멓고 볼 품이 없지만 살펴보니 벌레구멍도 없고 색깔이 괴상스럽지만 병색도 아니다. 종자는 부사로 기억되는데 작년에는 다섯 개가 달렸었고, 관심의 대상이 되자마자 벌레들이 파티를 하여 먹어보지도 못했었다. 묘목을 심어 놓고는 일체의 비료나 농약을 주지 않고 방치를 하니 ..
2020.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