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잡동사니(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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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의 토종밤
텃밭 뒷산에 토종밤나무가 여럿 있다. 텃밭 바로 옆 개울가에도 토종밤나무가 있고, 그 나무의 가지가 텃밭에 넘어들어 와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밤이 많이 달렸다. 텃밭의 토종밤은 추석이 훨씬 지나 늦게 익어서 떨어진다. 토종밤을 주우려면 좀 부지런해야한다. 새벽에 눈비비고 일어나 비닐봉지 ..
2009.08.11 -
친구의 수난
친구의 텃밭은 내 텃밭 위쪽에 있다. 친구는 올해 고구마모종을 두 단 심었다. 그런데 세 번에 걸쳐 멧돼지녀석이 고구마 밭에 와서 파고 비비고 뒹굴며 분탕질을 해댔다. 고구마를 심은 두둑이 완전히 무너지고 고랑이 없어졌다. 이백여 고구마 모종 중에서 살아있는 것은 열이나 되려나? 친구는 올해..
2009.08.10 -
억세게 내리는 비
잠자다 빗소리와 개울물 소리에 깨었다. 보통 때 같으면 농막 옆에서 흐르는 개울물소리가 자장가와 같이 편안함을 주고 정겹게 소곤대며 나뭇잎을 스치면서 떨어지는 빗소리에 잠의 깊이를 더해 가지만, 밤새 불규칙적으로 굉음을 내며 쳐 내리는 비와 개울물은 잠꾸러기 농막주인을 여러 번 깨운다..
2009.07.14 -
텃밭을 하고픈 마음
아파트 화단에 누군가 농사를 한다. 남쪽도 아닌 북쪽 화단에 고구마, 토란, 고추, 들깨를 심어놓고 가꾸고 있다. 성질 이상한 주민이 무어라고 이의를 걸면 관리사무소에서 청소를 하겠지만, 제대로 가꾸지도 않는 화단에 작물 몇 개 심어놓고 가꾸는 것이 그리 흠이 되지는 않는 성 싶다. 고구마 하나..
2009.07.07 -
보리수열매
텃밭에 보리수 한 그루가 있다. 텃밭의 돌 축대 중에서 마음에 드는 장소에 보리수를 하나 심은 것이다. 부처의 마음을 가지고 싶어 도 닦는 자리를 만들어 놓고 그 옆에 보리수를 심었다. 지금은 잡초에 묻혀 돌 의자와 등받이는 얼핏 보아 보이지도 않는다. 텃밭 풀잡기에 바뻐 돌의자에 가부좌틀고 ..
2009.07.04 -
뽕나무 위의 청개구리
청개구리는 높은 곳에도 잘 오르는 개구리이다. 발바닥에 빨판이 붙어서인지 이따금 거꾸로 매달려 곡예를 하기도 한다. 농막 옆 개울가에 있는 뽕나무에 달린 오디를 보다가 매끈하게 생긴 청개구리를 만났다. 오디에 날라드는 벌레를 사냥하러 뽕나무를 오른 것이다. 카메라의 렌즈가 제 눈보다 커..
2009.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