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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없다?
오랜만에 일상에서 벗어나 골프여행을 강원도고성으로 갔다. 소노문델피노에서 1박, 썬밸리골프텔에서 1박을 했는데, 추석이후의 황금연휴라 그런 지 두 곳 리조트 모두 객실이 빈곳이 없는 듯하고 주차장도 빈틈이 없을 정도이다. 여행객들 얼굴에 마스크만 썼지 코로나 없던 과거와 다름 없다. 코로나일상에서 벗어난 기분은 좋았지만 백신을 무색해하는 돌파감염을 쉽게 볼 수는 없기에 긴장을 던져버리지는 못하고 조심을 하였다. 파인리즈CC 1회, 썬밸리CC 2회의 라운딩과 네 차례의 고스톱회전에서 다섯 번의 승전깃발을 휘둘렀다. 텃밭에서의 예초기스윙과 선호미스냅운동이 굿샷을 만들고, 내기에서 져서 분기탱천한 일행의 의욕을 역이용한 고스톱심리전이 지갑을 두둑하게 만들었다. 골프와 고스톱 모두 내기에서 딴 금액의 1/2을 ..
2021.10.07 -
국민지원금을 받으니
국민지원금을 받고 보니 기분이 좀 묘하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평생 동안 국가에 바친 근로소득세가 엄청나게 많은 고소득근로자출신(?)이 지금 국민 중 하위 88%에 속하는 국가관리신세가 되었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은 참으로 거시기하고 이상스럽다.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한편 화딱지가 난다. 국가의 분류기준으로 볼 때에 분명 나는 신분의 저하라는 서글픈 현상을 맛보았으니 푼돈 받았다고 기분 좋을 리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해 지자마자 어두워진 텃밭의 농막에 누워 피곤을 풀며 뉴스를 검색해 보니 국민지원금을 못 받는 이들이 줄기차게 항의하는 바람에 소관 행정부서가 곤혹을 치루고 있는가보다. 급기야 하위 88%를 하위 90%로 확대하는 모양이다. 푼돈 25만원도 결코 작은 돈이 아니며, 지원금을 받는 데..
2021.09.11 -
코로나시대의 기제사 상차림
어머니 기제사 상차림을 코로나시대에 맞추어서 차렸다. 아내와 의논한 것은 식구에 어울리게 상차림을 대폭 줄이자는 것이고, 나이 칠십을 넘기고 바로 상차림을 줄이기로 했는데 아직도 간소하게 하지를 못하였으니 이제부터라도 가능한 한 대폭 간소하게 상차림을 하자는 것이다. 오래전의 명절과 어르신들의 기일을 맞아 차려지는 상차림은 무슨 엄격한 법도에 따라서 정해지는 것도 아니었을 것이 다. 명절과 기일을 맞아 모이는 식구들이 기념행사 뒤에 같이 음식을 먹으면서 즐거움과 어른신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고, 음복을 하면서 친척간의 유대를 다지기 위한 방편이 제사 상차림으로 나타난 것일 게다. 상차림의 규모는 모이는 친척들과 식솔들의 규모에 따라서 가늠이 되었을 터이다. 게다가 상차림 하는 주인공의 경제력에 관한 과시..
2021.09.10 -
제주남방나비
3년 전부터 미국선녀벌레나 매미나방유충이 텃밭주변의 나뭇잎이나 일부 작물들에게 해를 끼치며 번성을 하더니 올해에는 아예 톡톡 튀어 나는 모습이나 조그만 송충이가 징그럽게 달려있는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항공방제의 효과인지 기후의 변화나 번성기이후의 쇠퇴에 따른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해충들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와 더불어 말벌이나 꿀벌들의 출현이 많이 줄어들고, 나풀거리며 텃밭에 핀 꽃들을 찾아다니는 작고 예쁜 나비들 또한 그 숫자가 예전보다 줄어드는 모양새이다. 그런데 요즈음 전에 보지 못하던 대형나비가 자주 출몰하며 무궁화 꽃들을 찾아다닌다. 7~8센티미터의 크기로 시커멓게 보이는 대형나비로 너풀거리며 날아다니는 모습이 예쁘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좋아 보인다. 온난화의 영향인지 남쪽지방에서 흔히 볼..
2021.08.22 -
변덕 날씨 주저리주저리
칠월 말과 팔월 초에 걸쳐서 정식한 600여 들깨모종이 반쯤 죽었다. 죽은 것을 살펴보니 뿌리가 제대로 내리질 못 하였고 흙도 메말라있다. 모종을 심고 나서 소나기를 포함한 비가 여러 차례 와서 올핸 들깨잔치를 한 판 벌려 볼까하고 김칫국을 미리 마셨는데 아무래도 작년보다도 못할 것이다. 농막개수대 앞쪽으로 토마토를 여덟 놈 심었는데 잘 자라며 꽃을 피우던 여섯이 말라 죽었고 살아있는 두 놈도 방울토마토 두 대접 따게 하고는 비실거린다. 마땅한 게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시장에 들러 가시오이 모종 셋을 사다가 죽어가는 토마토를 캐내고 심었다. 토마토가 왜 죽었을까? 잎이 말러가는 모양새가 병든 것도 아니고, 캐낸 뿌리를 살펴보니 애벌레가 파먹은 흔적도 없다. 그런데 토마토를 심은 곳에 쥐구멍이 있고 흙이 말..
2021.08.21 -
처서와 더위
입추와 말복이 지나고, 일주일 지나면 처서를 맞이하게 되어서인지 가을의 기운을 서서히 느끼게 된다. 이틀 전부터는 아예 에어컨을 켜지 않고 지내고 있음은 유난스레 뜨거운 올해의 여름기운이 저만치 물러가는 모양임을 말해준다. 아파트 밖으로 보이는 철마산과 계양산 줄기 위에 보이는 구름들의 모양도 숨 막히는 더위에서 벗어나서 시원함과 평화로움을 예고하는 듯이 느껴진다. 처서가 지나면 여름에서 벗어나는 기운이 세상을 덮게 되고, 그에 따라 잡초들의 극성스런 성장세도 한풀 꺾이게 된다. 처서가 지나도 백로를 맞이할 때까지는 한낮에 내려쬐는 햇볕은 농부의 코끝에 줄줄이 떨어지는 땀방울을 만들기도 하지만 습기가신 바람과 함께 잘 익은 빨간 고추를 맛깔스럽게 말려주는 재주를 부린다. 지금은 지역에 따라서 다르지만 김..
2021.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