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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매기 아침운동
텃밭의 새벽은 신선하다. 요즘의 일출시간이 다섯 시 좀 너머서인지 다섯 시쯤엔 저절로 잠에서 깬다. 삼십여 분간 누워서 몸을 푼 다음에 일어나도 여섯 시 전이니 아침 먹기 전에도 한 시간의 여유시간이 있는 셈이다. 어제는 밭의 온도가 섭씨34도까지 오른 무더위라 오후 내내 땀 흘릴 일을 피하며 만사 제쳐 놓고 쉬었다. 텃밭은 온통 잡초로 덮여가지만 눈을 시원하게 만드는 푸름으로만 보고 즐기다보니 고구마 두 단 심은 밭에는 고구마 잎이 보이질 않고 늦게 올라온 개망초, 쑥, 명아주, 밭미나리, 바랭이로 완전히 덮이면서 고구마의 살려달라는 아우성조차도 초원 속에 잦아든다. 어제의 편안함은 마냥 지속될 수는 없기에 숫돌로 갈아둔 야채낫, 호미낫, 갈고리낫을 챙겨 고구마 밭으로 향했다. 이슬 먹은 잡초들은 호미..
2021.06.18 -
텃밭 마늘 맛보기
지난해 초겨울 씨 마늘 한 접을 사서 텃밭에 심었다. 봄에 제대로 새싹을 올리고 잘 자랐으나 텃밭주인의 방치농사기법으로 거름이 모자라고 풀들까지 괴롭히는 바람에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마늘의 알이 크지 않다. 알이 굵어야 탁구공보다 조금 더 클 정도이니 대부분의 마늘들은 애들 좋아하는 눈깔사탕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도 맛은 일품이라 집에 가져가면 아내는 일 년 먹을 마늘이라 좋아하며 일일이 까고 갈아서 냉장고에 특별보관을 하며 일품양념으로 사용한다. 일 년 먹을 양이라고 말하지만 김장때는 따로 마늘을 사서 쓴다. 텃밭마늘을 한 번에 김장할 때 모두 넣으면 다른 반찬에 넣을 게 없으니 김장용마늘을 따로 사야 되는 것이다. 텃밭에서 먹는 갈아놓은 마늘도 마침 다 떨어져서 잎줄기가 누렇게 변해가는 마늘을 세 녀..
2021.06.18 -
딸기쨈 만들기
코로나백신을 맞은 지 나흘 지났다. 가벼운 감기증상 외엔 없다. 텃밭을 떠난 지 일주일이라 온통 풀밭으로 변했을 터이니 풀도 좀 잡아 주리라하고 텃밭을 향했다. 오후 6시에 도착해보니 늦게 자라는 고추들이 잡초에 둘러싸여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며 손을 흔든다. 오늘이야 어쩔 수 없고, 내일도 늦지는 않으리라. 느긋하게 짐 풀어 정리하고 간단히 텃밭을 둘러본다. 상추는 한창 자라니 탐스럽게 큰 모양이 맛난 된장과 놀기를 바라고 있고, 부추는 일주일 사이에 수확해도 좋을 만큼이나 자란 모양이 인분주 거름과 적절하게 내린 비의 은혜를 입은 바 분명하다. 마늘과 양파는 수확해주기를 기다리는 눈치이며, 감자는 하지감자 뽐내기에 손색이 없을 만큼 잎줄기가 튼실한 모양새이다. 딸기는 어떤가하고 무성한 잎을 들쳐보니 농..
2021.06.18 -
코로나백신접종 해프닝
어제 코로나백신을 맞았다. 그리고 내가 백신을 맞은 뒤 일주일후에 아내가 백신을 맞도록 내가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었는데, 아내에게 물어보니 아직도 국민비서 구삐가 보낸 백신안내 카톡을 받은 바가 없다고 했다. 예약사이트로 들어가 예약확인을 하려고하니 예약 후에 받은 백신예약번호를 입력해야만 예약여부를 확인할 있고, 예약을 할 때에 아내의 공인인증서,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으로는 조회할 수가 없다. 이번에 예약을 하지 않았거나 예약병의원 예약일에 노쇼를 하여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10월에나 백신을 맞을 수밖에 없다니 아내 눈치를 보며 밤늦게까지 인터넷검색을 하며 접종대책을 생각하느라 잠을 설쳤다. 아침에 13939콜센터, 1339콜센타, 예방접종센터, 질병관리청의 시스템담당 전화번호 등으로 전화를 했..
2021.06.09 -
들깨모종밭
올해는 들깨를 지난해보다 더 많이 심으려한다. 놀린 풀밭을 그냥 놔두기도 그렇고, 풀들을 대강 정리하고 좀 편하게 심고 관리할 만한 작물로는 들깨가 아주 좋기 때문이다. 게다가 들깨잎과 들깨는 많이 따고 얻어도 과함이 없고, 고라니 피해도 없으니 안성맞춤이다. 2M×4M 크기의 밭을 만들어서 '참진한들깨' 2봉지(30g)를 흩어 뿌리고, 쇠뜨기 잎을 거두어 작두로 짧게 잘라 골고루 피복을 한 후에 새들의 잔치를 막기 위하여 고라니방지망으로 공간을 띄어 덮어주었다. 지난해에 수확한 들깨를 깜빡 잊고 종자로 남겨두지 않아 들깨종자도 바꾸어 볼 겸 '참진한들깨'를 사서 심었지만 가을철 소출을 참 진한 걸로 많이 얻을 지는 모르겠다. 잘 하면 들깨모종 1,000개 쯤 얻을 것 같은데, 많이 나올 수록 텃밭주인의..
2021.06.07 -
붉은 병꽃나무
농막을 출입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3년전에 나무젓가락 크기의 병꽃나무를 줄기를 잘라서 심은 것이 지금은 한길 쯤 자랐다. 지금 한창 예쁜 붉은색병꽃을 많이 피우고 나를 볼 적마다 방긋방긋 반기고있다. 병꽃나무가 우리나라의 토종인 나무로서 야생종이라하니 더욱 애착이 간다. 문간에 장미로 치장해볼까하고 두 차례 심어보았으나 추위에 적응을 못하고 죽기에, 인근 촌로의 집에서 자라는 병꽃나무를 잘라서 심은 것이 농막의 모양을 한껏 좋게 만들고 있다. 자칫 삭막할 수 있는 농막은 조그만 정성과 관심으로 부드럽고 예쁜 모양이 조금이라도 더해질때에 평화로움이 깃들어질 수도 있게된다. 꽃을 가꾸는 재주가 없어도 틈틈이 심고 가꾸면 텃밭이 정원으로 변해갈 것으로 믿기에 오늘도 곳곳에 숨어있는 야생화들과 뿌린 씨앗에서 ..
2021.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