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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민들레의 번식
텃밭에서 토종민들레를 길러왔다. 토종민들레의 용도가 따로 있어서가 아니라 흔한 서양민들레와 달리 어쩌다 존재함을 귀히 여겨 흰 민들레를 보면 농막 옆 큰 돌 축대 앞 양지바른 곳으로 이식하여 돌보면서 싹틈, 개화, 씨 맺음, 홀씨날림 등을 바라보며 생명의 신비로운 과정과 아름다움을 즐겨온 것이다. 몇 해 전에 흰 민들레가 확 줄더니 그 대신 노랑민들레가 무리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흰 민들레는 어쩌다 텃밭의 구석빼기에 숨어서 꽃을 피우기에 정성들여 캐내어 다른 밭에 옮겨 심고 있지만 번식이 신통치 못하다. 흰 민들레 밭이 노란민들레 밭으로 변한 이유까지는 모르겠으나 흰색을 노란색으로 바꾼 민들레도 토종임에 틀림이 없고, 이따금 그 무리들 속과 주변에서 흰 민들레가 꽃을 피우기에 언젠가는 온통 흰색 ..
2021.04.29 -
텃밭의 개울물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나 수면에 물줄기가 떨어져 내리는 소리는 때에 따라서는 차분한 마음을 일으키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고요의 상태에서 아득한 의식에서 내가 깨어 있음을 느끼게 하기 도 한다. 지금의 농막이 텃밭 안쪽으로 옮겨지기 전에는 텃밭 서쪽에 있는 작은 개울가에 있었고, 농막에 수도를 놓기 전에는 개울물을 생활용수로 사용하였으며, 여름 한낮에는 뽕나무로 하늘이 가려진 개울에 작은 의자를 놓아두고 수시로 찬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책 읽는 즐거움을 즐기기도 하였다. 개울에 흐르는 수량이 적어 물소리가 신통치 못할 경우에는 위쪽에 파이프를 연결하여 물을 개울물에 떨어지게 하여 물소리를 크게 키워 물소리를 즐기기도 하였다. 지금은 농막의 위치가 개울에서 15미터 쯤 떨어져있 고, 텃밭 바로 아래쪽에 집이 하..
2021.04.29 -
아파트에서 모종 만들기
올해는 게으름으로 실기하여 아파트에서 고추모종내기를 예년에 비하여 한 달 더 늦게 시작한 관계로 칠성초 고추밭을 많이 늘리겠다는 당초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3월 25일에 사흘 물에 불려 뿌리를 조금 내린 칠성초 씨앗을 종이컵포트에 심은 후 18일 지난 지금 떡잎이 두 장씩 붙어 자라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한 달은 더 지나야 텃밭에 정식이 겨우 가능할 듯하다. 다행히 발아율이 100%라 40여개의 포트에서 탈 없이 크고 있으니 날이 더 더워진 후에 텃밭에 고추씨를 직파하여 기르는 것보다는 훨씬 더 성장이 빠를 것으로 생각된다. 같은 때에 파종하여 모종을 만들고 있는 토종오이와 작두콩은 아주 만족스런 상태로 모양을 갖추어가고 있는 중이다. 작년에 실패한 작두콩은 정성을 많이 기울여서인지 20개 중에서 18..
2021.04.12 -
봄이지만 아직 추워
어제 낮부터 오늘 오후 3시까지 계속 비가 내려 밖에 나가지 못하였다. 추위에 강한 야생화 몇 뭉치를 텃밭 입구와 연못가에 심은 것 말고는 난로 피운 농막에서 책 보는 게 한 일이다 봄이 이르게 왔다고는 하여도, 텃밭에 여러 가지 꽃들이 피어있다고는 하여도 아직은 춥다. 밤에는 전기난로와 온수매트를 켜고 지내야 한다. 농막 옆에 많이 퍼져있는 토종민들레는 꽃 피울 태세를 갖추어가고, 텃밭둘레의 개나리는 반쯤 꽃잎을 벌려가며 만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봄을 선언하는 매화꽃은 이제야 꽃봉오리에 색 단장을 시작했다. 여기저기에 작은 밭을 만들어가며 바쁘고 땀내는 봄을 지내야 하는 때에 푸짐하게 내린 봄비 덕분에 육신이 느긋하고 편하니 이 또한 계절의 변화를 즐기는 맛이 아닐까한다. 토종민들레 개나리 ..
2021.03.30 -
그래도 봄꽃은 피는구나!
봄비가 고랑에 물이 채워지도록 흠뻑 내려 좋다했지만 미세먼지로 온 세상을 덮어 숨 쉬기도 힘들 정도다. 봄비를 잔뜩 먹은 부추밭 옆 한 평 밭을 그냥 놔두기가 뭣하여 마스크를 쓰고 삽질을 하고 흙을 고르고는 레드비트와 당근을 파종하였다. 마스크 쓰고 삽질해대는 건 아무래도 무리라 옆의 부추밭 김매기 조금 더 하고는 호미를 던지고 말았다. 낼까지 공기가 좋지 않다니 밭에서 운동할 일이 없고, 몸 편히 뒹굴뒹굴 허리 펴고 지내는 게으름이나 즐겨야겠다. 갑갑한 마음에 잠시 밭을 돌아다니며 보니 비 내린 후에 꽃들이 많이 피었다. 제아무리 나쁜 공기가 극성을 부려도 봄바람 맞겠다고 솟아오르는 꽃봉오리를 누를 수가 없을 것이고, 벌 나비를 끌어들이겠다고 색향을 풍기며 손 벌리는 꽃잎을 막을 수가 있겠냐! 별거 아..
2021.03.30 -
텃밭의 초봄
겨우내 좁아진 가슴팍을 확 펴고 기지개를 펴는 봄날이라 텃밭을 찾아 살펴보고 할 일들을 찾아본다. 아직 매실의 꽃봉오리는 크지를 못하였지만 산수유와 생강나무 꽃은 활짝 꽃잎을 피우고 있다. 텃밭 두둑 곳곳에는 쑥, 냉이, 꽃다지, 민들레, 개망초 들이 새싹을 올리고 있고, 성질 급한 애들은 자그마한 꽃들을 올리는 중이다. 지난 늦가을에 파종한 마늘과 양파들이 활기차게 푸른 잎을 올리고 있다. 엄동설한을 넘긴 토종대파와 쪽파는 이미 바로 양념꺼리로 쓸 만큼 크게 자랐기에 파 값이 금값이라는 아내의 말을 듣고 한 단씩 거두었다. 올해 자연재배면적을 늘리느라고 수확을 미뤄두었던 비닐하우스 옆의 돼지감자밭은 멧돼지가 사그리 김을 매며 돼지감자를 훔쳐 먹었다. 그래도 다시 새싹을 내밀 종자들이 많이 남아있을 것이..
2021.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