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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일
요즈음 일출시각이 다섯시 십분대이니 텃밭이 산에 들어 있어도 다섯시 반 전에 눈이 떠진다. 한낮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운 여름철에는 햇볕이 쬐는 때 부터는 텃밭일을 웬만해서는 하지 않게 된다. 부득이 할 일이 있어도 잠깐이라면 몰라도 반 시간 쯤 지나면 온몸이 땀에 절어 자칫 탈수현상을 걱정하기에 이 나이에 폭염주의보가 수시로 내릴 때에는 특히나 조심을 하게된다. 오늘은 아침 여섯시에 간단한 식사를 하고는 미리 파놓은 30여 개의 구덩이에 감자밭에서 싱싱하게 자라고있는 한자 반 크기의 들깨들을 캐내어 이사시켰다. 마침 오늘은 날이 흐리고 약간의 비예보가 있기에 한 뼘 깊이의 구덩이에 들깨모종을 바로세워 심었다. 지난 비로 밭흙이 습기를 많이 먹고있고, 게다가 들깨모종뿌리의 손상없이 흙이 붙어 있기에..
2023.07.07 -
들깨모종 정식
올해는 들깨를 많이 얻을 욕심으로 들깨모종밭을 3주 전에 만들어 파종하였다. 들깨씨앗을 흩여 뿌린 뒤에 상토를 충분히 덮어주었다. 그리고는 새들이 들깨씨앗을 쪼아 먹지 못하도록 노루망을 씌웠다. 텃밭을 보름동안 비운 뒤에 와서 보니 들깨모종밭이 완전 잡초에 덮여있다. 들여다보니 잡초 속에서 들깨모종들이 목을 빼고 살려달라 아우성이다. 일반적으로 들깨를 재배할 때는 한 뼘 넘는 들깨모종을 심으면 된다. 그러나 돌밭에서는 들깨밭이 풀투성이로 덮여있기에 그렇게 작은 모종을 심으면 들깨모종이 뿌리를 밭흑 속에 충분히 내리지 못하기에 바로 고사한다. 그러기에 호미로 깊게 긁어서 파낸 골에 한자 반 넘는 큰 키로 자란 튼실한 모종을 눕혀 흙을 덮고는 들깨모종 윗부분을 약간 세워주는 수고를 해주어야 된다. 프로들이 ..
2023.07.06 -
무궁화꽃 피는 때
텃밭의 무궁화가 작년보다 10여일 일찍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봄이 일찍 시작되었으니 여름도 이르게 왔고, 그러니 무궁화도 그만큼 이르게 꽃을 피워야 하나 보다 하고 꽃을 일찍 피우나 보다. 여전에는 무궁화가 꽃을 피우면 농부들이 배추씨를 떨구고 김장배추를 만들 준비를 시작했다고 하나, 요즘에는 배추파종적기를 조금 지나고부터 시장상인들은 부지런하게 배추모종들을 팔기 시작하니 텃밭규모 정도의 농사라면 부지런을 떨지 않아도 별 지장이 없을 정도다. 작년에는 게으름을 피우다가 배추씨 파종적기를 지나쳤음에도 8월 5일에 밭에 직파를 하였었다. 배추모종을 정식할 때에 직파를 한 관계로 배추의 성장속도가 그만큼 늦은 데다 고라니의 습격으로 잘 자라던 배추가 피해를 입어 꼴사납게 작은 배추로 김장을 했었다. 올해는 ..
2023.07.05 -
철원 나들이
손자, 아내, 며느리와 함께 운악산 자연휴양림에서 2박을 하며 포천아트밸리 , 산정호수, 소이산전망대, 주상절리길, 고석정, 광릉수목원 등을 바쁘게 돌아다녔다. 비 예보가 있었으나 거의 비를 맞지 않고 기분 좋게 일정을 마쳤다. 손자 녀석은 한 번도 짜증을 내지 않고 즐겁게 걷기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을 하였고, 주상절리 길을 걷는 중에는 유재석MC의 촬영스케쥴이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땀을 내며 부지런을 떨면서 뛰는 손자녀석이 원대로 인증샷을 하는 행운을 얻기도 하였다. 숲나들e에서 예약을 하여 이틀을 잔 숙소는 예상외로 깨끗하고, 시원하여 만족스러웠다. 손자가 3일을 자연학습을 하며 모두들 즐겁게 보냈으니 피곤한 줄 모르겠다. 여행을 끝내고 쉬고 나니 장마철이 시작되었다. *포천아트밸리 *산정호수 *소..
2023.06.26 -
텃밭일기
딸기 애걔걔! 나흘 만에 딴 딸기인데 불량품이 더 많다. 올해는 딸기잼 많이 만들까하는데 시작이 별로다. 벌과 나비가 지나다니니 앞으론 좀 나아지려나? 아무래도 인분주를 특별공급해서 맛과 크기를 키워야겠다.조선오이 모종 만들기가 한참 늦었다. 늦으면 늦은 대로 늦게 먹으면 되지 뭐!오미자들이 바글바글 많이도 달렸다. 수정이 제대로 되지 않았으면 자라다 말겠지만, 이상 없으면 식구들 오미자청 먹을 것은 충분하겠지.아차! 실수다! 참깨모종 두 판을 정식했는데, 다 심고 보니 심은 간격을 너무 좁게 심어버렸다. 옛날 교과서에 한 자 간격이라고 해서 그렇게 알고 있었지만 급하게 참깨밭 고르게 만들고 정신없이 심어서인가 한 호미간격으로 심었다. 그 호미가 작은 호미라! 뿌리 활착되고 나서 유박으로 추비조절이나 잘..
2023.05.29 -
텃밭의 명당
내 나름대로 설정한 텃밭의 명당 중 하나인 연못가 돌 자리에 떡하니 한 녀석이 올라갔다. 그 돌 자리는 홀로 앉아 명상을 즐기거나, 둘이 올라앉아 차나 막걸리를 마시며 한담을 나누기에도 알맞은 자리이다. 네그루의 소나무 아래에 놓여있어 그늘져서 좋고, 연못의 노랑어리연과 텃밭 동쪽의 짙푸르게 우거진 나무숲을 바라보기에 기막히게 좋은 자리이다.지금 그 자리를 돌발주인의 허락도 없이 올라가 속세를 떠난 평화로움을 만끽하는 녀석은 돌밭 아랫집의 고양이다. 여름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니 부뚜막을 찾지 않고 시원한 돌 자리를 찾는가보다. 돌밭주인이 비워둔 자리를 잠시 탐하며 앉았기로 손해 보는 것 아니고 고양이에게 보시하는 기분이 들어 고양이 마음대로 즐기게 하였다.
2023.05.29